박지은 기자 2019.05.29 15:42:15

“주님, 병마와 싸우는 정재호 선임기자를 기억하고 우리가 기도합니다.” 매일 아침 7시, 국민일보 직원들의 카톡으로 한 기도문<사진·지난 23일 내용 일부>이 전달된다. 국민일보 종교국 기자들이 암 투병 중인 동료를 위해 쓴 기도문이다. 종교국 기자들이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며 성경 구절 하나와 기도 내용이 담긴 기도문을 작성하고 이를 받길 원한 직원들에 한해 개별 발송한다. 기도문을 함께 주고받으며 암 투병 중인 동료에게 따뜻한 힘을 보태는 것이다.
지난 23일 기도문에는 “우리 인간의 눈에는 더디게 보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회복시켜주시는 줄 믿습니다. 나날이 소생되는 그의 영혼과 몸을 보며 놀라우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의 능력으로 그의 영과 육을 평온하게 지켜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그 가족 또한 주님이 지켜주시고 돌봐주옵소서. 지치지 않게 하시고 건강 주시옵고, 무엇보다 마음의 평안을 지켜 주옵소서”라는 내용이 담겼다.
시작은 지난 2017년 11월 김나래 기자의 제안이었다. 당시 종교국장이었던 정재호 선임기자가 항암 치료를 위해 휴직하자 종교국 구성원이 힘을 보태자고 제안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1년 차 기자부터 차장, 부장, 국장까지 기도문 읽기에 동참하고 있다.
김 기자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응원하고 같이 일할 날을 기다린다는 사회적 연결고리 메시지가 암 환자들이 병을 이겨내는 데 많은 힘이 된다고 한다”며 “기자는 언론사라는 사회 속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는데 우리가 함께 기도하면서 선배에게 힘이 돼줘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도문에는 언론인으로서 주어진 사명과 남북 정상회담 같은 주요한 사건, 자연재해 이재민을 위한 내용 등도 포함돼 있다. 김 기자는 “함께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라며 “기도문을 받길 원하는 수십 명에게 개별적으로 발송하고 있는데 그렇게 받은 기도문을 구성원이 다른 사람들에게나 기수 단체방 같은 곳에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년 반 동안 기도문을 받아보고 있는 성기철 국민일보 경영전략실장은 “7시 반에 출근해 카톡으로 온 기도문을 보며 조용히 기도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며 “그동안 기도문에 오타를 발견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기도문을 성의있게, 정성 들여 작성한다는 느낌이 들어 더 큰 감동을 받는다. 기도문이 국민일보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