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의 ‘장대환 총리 만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매경의 편집국장과 정치부장이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을 직접 방문하고, 매경 직원들이 친인척 관계를 동원해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언론사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매경이 대책반을 꾸리고 실질적인 ‘창구’역할을 담당했던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매경은 또 장 총리지명자에 대한 타 언론의 검증 보도에 대해 ‘음해성 인신공격’이라며 3개면을 털어 ‘변호’에 나서는 등 적절하지 못한 처신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총리 인준 로비 의혹=매경은 편집국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접촉을 펼친 것으로 확인돼 총리 인준을 위한 로비 의혹을 사고 있다. 매경의 권대우 편집국장과 조현재 정치부장은 지난 12일 직접 한나라당사를 찾아가 서청원 대표, 김영일 사무총장, 이규택 원내총무 등 주요 당직자들을 잇달아 면담했다. 매경은 또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에 대해서도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거나 일일이 전화를 거는 등 두루 접촉했으며 이 과정에서 매경 직원의 친인척 관계를 동원, 특위 위원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위소속인 모 의원의 보좌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경에서) 찾아오겠다는 전화가 수차례 걸려와 거절했으나 굳이 찾아왔다. 누군지는 확인해 줄 수 없으나 취재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실의 한 비서관 역시 “매일경제 직원이 의원의 친인척과 함께 의원실로 방문해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매경은 편집국장 등의 한나라당 의원 접촉에 대해 “취재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라고 일부 언론에 해명했으나 시기적으로 총리 인준을 부탁하기 위한 청탁성 로비가 아니었겠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자리에는 출입기자들까지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한 출입기자는 “장 총리지명자의 인준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매경은 적지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경 한 기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장대환 전 사장의 총리 인준을 바라긴 하지만 편집국장까지 나서서 정치인들을 만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기자도 “편집국장이 취재목적으로 직접 당사를 찾아갔다는 변명은 군색하다”며 “부적절한 처신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언론 검증을 ‘음해’로=매일경제는 장 총리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 23일 언론의 지상 검증에 대해 “정도를 넘어선 비방과 모략”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1면 ‘장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앞두고 음해성 인신공격 선 넘었다’는 기사에서는 “시중 첩보 수준의 정보를 갖고 매일경제를 음해하고 있다. 이러한 무분별한 의혹제기는 인사청문회 제도의 근간까지 위협할 수도 있다”며 언론보도에 대해 노골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
또 4,5면 전면을 할애해 △우리은행 대출은 정기예금을 담보로 한 특혜대출이 아니고 △대출자금은 매일경제 관계사 주식취득용이며 △비전코리아 펀드 조성은 사실무근이고 △장 총리서리의 박사학위는 6년 수학 후에 정상 취득됐다는 등 그간 언론 보도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 지난 26일자에도 정치면 3단을 털어 총리실 11개항 해명을 정리했다.
▲실질적인 ‘창구’ 역할=매경은 회사 차원에서 청문회 대책반을 꾸리고 실질적인 ‘창구’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가 총리실로 보낸 장 총리지명자에 대한 공개질의서와 관련 총리실이 “매경쪽으로 문의하라”고 회신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매경은 또 총리 기자실에서 직접 대출금 의혹을 해명하려다 “모양새가 사납다”는 주위의 지적을 받고 해명자료만을 배포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장 총리지명자가 매경 사장이었다는 점에서 회사와 관련된 사항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차원에서 청문회 준비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고 자사 지면을 통해 대대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것은 정도를 넘어선 일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에 대해 매경 기획실 한 관계자는 “몇 사람이 대책반을 꾸리고 청문회를 준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적으로 창구 역할을 했다는 말은 좀 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