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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안광한 전 사장 등 MBC 전 경영진 4명, 1심서 유죄

법원 "노조활동 침해 등 피해… 방송 누릴 국민에 부정적 영향"

김고은 기자  2019.02.19 20: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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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노동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김장겸(왼쪽), 안광한 전 MBC 사장이 19일 유죄를 선고받았다. (뉴시스) 노동조합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장겸·안광한 전 사장 등 MBC 전 경영진 4명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김성대 부장판사)는 19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광한 전 MBC 사장과 백종문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김장겸 전 사장과 권재홍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사장 등이 노조 지배 및 개입을 위해 노조원을 부당전보하거나 승진에서 배제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MBC에 오래 재직했고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노조원들이 경제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안 전 사장과 백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김 전 사장과 권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안 전 사장은 2012년 파업에 참가했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을 격리하기 위해 2014년 10월 당시 보도본부장이던 김 전 사장 등과 함께 일명 ‘유배지’로 불리던 신사업개발센터,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노조원 28명을 부당 전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사장은 또 자신이 대표이사이던 2017년 3월 백종문 당시 부사장과 함께 9명을 부당 전보하는 등 2017년 3월까지 모두 9회에 걸쳐 노조원 37명에게 부당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안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은 2014년 5월 임원회의에서 보직 간부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도 인정됐다. 이들은 앞서 재판을 통해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적 없고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서 한 행위”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로 노동조합 활동이 침해되고 많은 피해가 발생했으며, 결과적으로 방송을 누릴 국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MBC 스스로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고 내부에서 분열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MBC본부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MBC 방송독립 침해와 노조 탄압을 법이 단죄했다”고 평가했다. MBC본부는 “오늘 판결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권력이 정보기관까지 동원해 MBC의 독립과 공정방송을 파괴하는데 부역한 자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의 출발점”이라며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짓밟은 공영방송 파괴범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오는 4월에는 김재철 전 MBC 사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공모해 MBC의 방송독립을 침해하고 노동조합을 탄압한 범죄행위에 대한 판결도 예정돼 있다. 이같은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법부의 판결이 튼튼한 법적, 제도적 기반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국회와 정치권은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 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 손을 떼고 국민이 직접 사장을 뽑아 방송독립을 지키고 진실을 보도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세우는데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사장은 이날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