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이종환입니다.
2019년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이 밝았습니다. 이런저런 좋은 계획들은 세웠는지요.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모여 손을 맞잡고 새해인사를 나누니 또 한 해가 시작됐구나 실감이 납니다.
새해의 문턱에 서서 지난해를 뒤돌아보면 감사한 마음이 앞섭니다. 어느 한해 쉬운 적이 없었지만 지난해 역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더 고무적인 사실은 서울경제가 우리의 궁극적 지향점인 명품언론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한해 서울경제는 다양한 기획, 시리즈 등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석하고 제시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 공동체에 깊은 울림을 던졌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모두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힘입은 것입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 여전히 ‘소통부재’라는 아픈 지적이 있음을 유념합니다. 세대차이, 가치관의 차이, 관점의 차이 등에서 비롯되는 것들입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이 또한 우리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열어젖혀야 정답에 다가설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경제 가족 여러분,
늘 그렇듯 올해도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6%로 전망했습니다. 민간연구소들은 2.4%까지 낮춘 실정입니다. 2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친다는 얘기입니다.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악 수준이고, 가계부채는 1,500조원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정책의 방향전환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라 밖을 둘러보면, 세계 경기는 하락신호가 뚜렷합니다. 미국의 호조세가 꺾였고, 중국은 L자형 장기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드론(로봇 포함) 등 이른바 ABCD로 요약되는 4차 산업혁명이 빛의 속도로 전세계 산업현장에 뿌리내리는데, 정부 규제와 노동계의 압박에 손발 묶인 국내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 또한 격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저널리즘 분야 선구자인 로젠탈 알브스 미국 텍사스대학 석좌교수는 “과거의 미디어가 사막에 서있는 선인장이었다면, 새롭게 형성되는 미디어 시장은 풍부한 물과 많은 식물이 뒤엉킨 열대 우림”이라고 비교했습니다. 열대 우림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인장은 어떻게 변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이유에서 서울경제도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월 10일 창간한 블록체인 전문미디어 디센터는 어느덧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디센터가 쓴 심층적인 기획기사들은 블록체인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20일 출범한 프리미엄 컨버전스 미디어 시그널 또한 특종과 단독기사를 쏟아내며 단기간에 명품 유료 컨텐츠매체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같은 도전이 가능했던 것은 수익 플랫폼인 종이신문이 탄탄하게 뒷받침해줬기 때문입니다. 서울경제의 종이신문 평균 발행부수는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는 빠른 속도로 부수가 떨어지는 신문업계의 보편적인 상황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현상입니다. 물론 아직 우리의 성가를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것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11년 만에 신문구독료도 인상했습니다. 1월부터는 월 구독료가 2만원으로 5,000원 오릅니다. 구독료 인상을 계기로 더 좋은 신문을 만들어 독자에게 보답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서울경제 가족 여러분,
백상 장기영 선생이 선진국의 ‘경제 저널리즘’에 주목하고 국내 첫 경제지로 서울경제를 창간한 것이 1960년입니다. 따라서 내년은 창간 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저는 경영자로서 ‘100년 기업 서경’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제2의 창간’을 선언하고 새로운 60년, 100년을 위한 비전도 제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창간 60주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재능이나 두뇌,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머리가 정말 뛰어난 사람도 실패하는 경우를 수없이 봐 왔습니다. 왜 실패했을까요? 이들은 아이디어나 계획은 내놓지만 실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머리 속에만 머무는 아이디어는 허공에 사라집니다. 연기처럼 흩어지는 아이디어를 단단한 실체로 만들기 위해선 ‘열정’이 따라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행동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지금 서울경제신문은 어떤 언론사입니까. 100주년을 맞는 시점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저는 앞으로의 신문 역시 여전히 깊이 있고 한발 앞선 컨텐츠가 경쟁력의 핵심이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시간이 흐를수록 지면보다는 디지털공간에서 존재감을 다툴 것입니다. 저는 이 같은 상황이 부수확장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는 되레 우호적인 환경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앞서 나간다면 말입니다.
그러면 누가 이것을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까. 아이디어와 재능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화하기 위해선 우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서울경제 가족 여러분,
저는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 왔듯 서울경제를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꼭 읽어야 할 명품언론으로 우뚝 세우고 자 합니다. 고지에 이르기 위해서 우리는 때론 가시넝쿨을 헤치고, 깊은 계곡을 건너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피하지 않으려 합니다.
비상한 각오로 최고를 지향하지 않으면 현재를 유지하기도 버거워집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구성원 모두 한 뜻으로 뭉쳐 자신을 던질 때 ‘명품언론 서울경제’의 실현가능성은 훨씬 높아지고, 그 시기 또한 앞당겨질 것이란 사실입니다. 저는 ‘100년 기업 서경’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멋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지금 이 순간에도 격변하고 있습니다. 2019년 새해를 맞아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고 뜻을 모아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갑시다.
진심을 다해 올 한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 기쁨만 가득 하길 기원합니다.
이종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