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상 첫 2000억원대 매출…아직 미완성의 성공"

[2019년 언론사 대표 신년사]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김고은 기자  2019.01.03 15:09:55

기사프린트

2019新年辭

 

김기웅 한국경제 사장 사랑하는 한경 가족 여러분,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부자의 상징인 돼지,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나라경제도 살아나고 우리 미디어그룹도 더 잘되고, 여러분 가정에 큰 복이 내려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우선, 지난해 고생하셨습니다. 지난해 성과는 양면의 날과 같습니다. 희망과 위기가 같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우리 회사는, 우리 경제 전반이 어렵고 특히 언론계로선 사상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건실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매출로 따지자면 사상 처음 2000억 원대를 넘었습니다. 단순히 2000억 원이 아니라 2300억 원을 넘기는 매출입니다.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것입니다. 계열사까지 합치면 한경미디어그룹 매출이 3500억 원이 넘게 됐습니다. 신문의 영업이익도 전년도 수준은 유지한 것 같습니다. 이런 성과는 사원 여러분이 주인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준 덕분입니다. 사원 대표로서 고맙고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우리가 냉정하게 돌이켜볼 게 있습니다. 우리의 지난해 매출을 뜯어보면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신문 본연의 업무분야에선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1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위기의식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규 사업을 제외하면 경영실적은 줄곧 나빠져,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신문용지 값이 크게 뛰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비용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이 어려움을 뚫고 새 사업 분야를 개척해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 결과 성과급도 500% 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새로운 사업 분야를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신문 본연의 사업 분야 부진을 타개하고 회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정된 성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긴장 속에서 또 전쟁을 치러야만 합니다.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해 새로운 사업으로 시작한 C프로젝트 광고사업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반면 2017년부터 참여한 J프로젝트는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여기다 비교적 사업이 잘 되고 있다는 C프로젝트도 지난해처럼 잘될 것이라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경제 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입니다. 또 이런 사업들을 우리가 영원히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장과 임원 간부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부서가 긴장 속에 새해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한경 가족 여러분,

이런 위기감 속에서도 제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건 우리 한경 직원들 사이에 창업자의 정신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부서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한 가지 방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뒤집어서 생각하는 그런 능력을 보이는 직원들도 많아졌습니다. 지난 연말 발행한, 다양한 컬러와 새 스타일의 회사 다이어리는 그 작은 예일 것입니다. 우리 사원들의 생각이 예전과는 크게 다르게 진취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져진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가 좀 더 승부욕을 내고, 인적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아젠다 선도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가면 올해 새로운 경쟁의 장에서도 우리는 계속 승리하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경 가족 여러분.

 

우리가 지난 수년간 큰 성과를 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겸손해야 합니다. 한경의 성공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우리보다 더 열심히, 치열히 노력하는 큰 신문들이 있습니다. 한경이 이룬 지난 몇 년간의 성공은 일시적이고, 이미 지나간 성장 모델에 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긍심은 갖되 오만하지 말고, 겸손하고 신중하게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한경은 영원히 가야 하는 신문입니다. 우리 신문은 직원들 모두가 주인인 회사입니다. 임직원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단합하고 서로 이해하며, 미래를 준비해간다면 세계 신문이 다 어려워지더라도 한경은 끝까지 남는 신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사장 취임 후 보람을 느끼는 일 중 하나가 우리 전 직원의 단합, 단결력이 예전에 없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조직의 단합이 흐트러지면 위에서 일하는 사람도 일할 맛이 안 나고, 밑에선 줄을 서야 합니다. 그런 조직은 온전할 수 없습니다.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빼고는 직원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회사로 만들자는 것은 취임 이후 지켜온 경영목표의 하나입니다.

 

불편부당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언론의 정도를 걷는 것은 빠뜨릴 수 없는 우리의 과제입니다. 우리 사시를 굳건히 잡고 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정론직필을 펼칠 때 최고 경제 미디어로서 한경 미디어그룹의 위상은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한경 가족 여러분.

 

올해 경영 환경은 절대 녹록치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에서도 불황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해 경영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은 나온 적이 없다는 게 제 기억입니다.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회사 같은 경우에는 훨씬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철학자이자 자유주의 석학인 칼 포퍼는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새롭게 도전할 때, 문제가 나타나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 회사가 창간 55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우리 모두 단합해서 한경 신화를 또 만들어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