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2002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6월 19일. 심사위원들의 화제는 자연히 월드컵에서부터 시작되면서 자칫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려 출품작들의 수준이 평소보다 뒤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심사결과 취재보도부문에서 매일경제 월드컵팀(박준모, 유진평)의 ‘월드컵 입장권 관리엉망' 뿐만 아니라 경향신문 뉴스메이커(윤길주, 이혜숙)의 ‘공무원 뇌물 꼬리 잡혔다'도 나란히 수상작으로 뽑혔다. 매일경제는 경제전문지답게 월드컵 D-10일인 5월 21일자부터 FIFA 공식지정 티켓 판매업체인 Byrom사의 입장권 관리엉망 실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이번 월드컵 관련보도에서 가장 큰 문제성 뉴스를 특종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경향신문 뉴스메이커는 부천 범박동 재개발 과정에서 공무원들에 대한 뇌물살포 제보를 받고 밀착 취재에 나서 주간지로서는 드물게 ‘공무원뇌물리스트'를 단독 입수해 폭로함으로써 결국 현직 검사장을 사퇴시키는 등의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는 평을 받아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고발뉴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중앙일보 경제연구소(김정수 김수길 양재찬 남윤호 이재광 신예리)의 일본리포트 ‘흔들리는 늙은 富國'이 별다른 경합 없이 손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총 17회 시리즈를 게재한 중앙일보의 일본리포트는 편집국내 경제연구소가 주축이 돼 100여명의 일본 경제전문가들을 인터뷰하는 등 다른 매체에서 다룬 일본경제 기획물과는 사전 준비작업에서부터 특별취재팀 구성, 접근형식과 방법 등에서 크게 달라 창의성이 돋보였다. 심사위원 중에는 이번 수상은 중앙일보가 물적, 인적으로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라면서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과연 다른 매체에서 기획보도에서의 수상이 가능하겠는지를 염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지역보도부문에서는 3편의 출품작 가운데 2편이 뽑히는 행운을 얻었다. 경남신문(김상우)의 ‘에이즈 감염자 관리미흡과 보완대책 시급'과 경인일보(이상헌 김환기 최재훈)의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이 바로 영광의 수상작. 경인일보는 6월 3일 양주군 광적면에서 길 가던 여중생 2명이 훈련중인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건을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해 지방지가 중앙지와방송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공으로 별 어려움 없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에이즈 감염 여성 성관계 파문' 관련 기사를 놓고는 김해발 경남신문과 진도발 광주타임스(최권일)가 경합을 벌였으나, 경남신문이 6월 5일 첫 보도를 시작으로 20일까지 모두 11회에 걸친 사건기사와 기획기사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켜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 광주타임스를 제치고 선정됐다.
지역기획보도부문에는 삼척MBC(박준기)의 ‘신음하는 동굴' 1편만이 출품, 시사회까지 가졌으나 평균점수가 기준에 약간 못 미쳐 아깝게 탈락했다.
3편의 사진과 1편의 그래픽, 1편의 출판물이 출품된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단연 연합뉴스 그래픽 뉴스팀(장성구 반종빈 전승엽 송금숙)의 ‘2002 한일 월드컵특집 그래픽뉴스'가 돋보였다. 그래서 이번 심사결과 최다득표로 수상하게 됐다. 연합뉴스 그래픽 뉴스팀은 월드컵 개막 100일전부터 준비한 월드컵관련 특집그래픽을 D-30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 대회종료까지 모두 390여건을 송고, 중앙지에만 총 411단이 전제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 처음으로 심사한 선거보도부문에서는 신문에서 4편과 방송에서 4편 등 모두 8편이 출품,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 결과는 중앙일보(이하영 외 18명)의 ‘광역단체장 공약검증과 후보-유권자 정책성향 대해부' 1편만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지방선거관련 제1회 기자협회 언론 보도상'이라는 영광의 주인공이 되었다. 중앙일보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을 16개 지역별로 검증하고, 주요쟁점에 대한 후보와 유권자간, 후보간, 유권자간의 정책성향 차이를 10회에 걸쳐 입체적으로 분석 보도했다. 심사위원들은 중앙일보가 앞서 언급한 기획보도부문에서처럼 선거보도에서도 체계적이면서도 기존의 선거보도형식에서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시도로 신선함을 주었다고 호평했다. KBS광주방송총국(정병준 외 6명)의 ‘단체장을 바꾼 언론보도'는 한국정치사의 고질병인 부정선거운동 실태를 과감히 파헤쳐 집권여당의 광주시장 후보와 화순군수 후보를 교체하게 만드는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으나 아깝게도 근소한 표차로 수상하지 못했다.
이번 심사를 마치면서 방송인의 한 사람으로 총 7편의 수상작 가운데 방송 보도가 단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무려6개 방송사에서 출품작을 냈는데도 모두 탈락하고 만 것은 월드컵 열기에 방송이 너무 몰두한 탓인지, 아니면 수상작심사과정에서 기록성으로 훨씬 유리한 활자매체보다 아무래도 방송매체가 불리한 탓인지를 나름대로 곰곰이 되짚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