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해년(己亥年)이 밝았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황금빛 기운을 받아 더 특별한 한 해의 시작을 준비 중인 돼지띠 기자들에게 새해 소망을 들었다.
“언론 자정·변혁 계기 마련됐으면” - 변상욱 CBS 대기자(59년생)
언론이 무너지고 기자라는 직업의 가치가 함께 무너져 내리는 게 안타깝다. 거짓인 것을 알면서도 악의적인 프로파간다 역할을 하는 것만큼은 언론이 하지 말아야 하고, 올해는 그런 자정의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언론의 존재 가치를 위협하는 많은 대안들이 생겨나고 있다. 나중에는 이게 메인스트림이 되고 레거시 언론들은 작은 변방의 무리로 남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변혁의 단초가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이런 저런 제안을 받으며 고민을 하고 있다.
“비판하는 언론 터부시해선 곤란” - 이성진 TV조선 기자(71년생)
어느 정권이든 비판 언론에 대해 터부시하지 않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수용하며 더 성숙하고 원숙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정권에 따라 선호하거나 멀리 하는 언론사가 있을 수 있지만, 언론의 지적과 비판에 대해 꼬투리를 잡거나 가시 돋친 대응만 할 게 아니라 바꿀 게 있다면 바꿔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남과 북이 하나 되고 평화 무드가 이어지는 것은 누구나 바랄 것이다. 미국도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길에 많은 진전이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충실한 선배, 믿을 만한 후배로” - 이민영 서울신문 기자(83년생)
요즘 부쩍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기자에 대한 사회적 인상은 안 좋지만 그래도 가족은 기자가 최고라고 해주니까,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가족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지난해 기획기사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는데, 그렇게 호흡이 긴 기사나 분석 기사를 더 잘 쓰고 싶다. 공채로 입사한 지 10년이 넘었다. 후배들에게는 일상 업무에 충실한 선배가, 선배들에게는 믿고 일을 맡길 만한 후배가 되고 싶다. 타사 기자들과도 소통하고 친분을 나눌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미제사건 수사 취재해보고 싶어” - 문혜현 더팩트 기자(95년생)
지난해 수습으로 입사해 이제 2년차가 됐다. 우선 목표는 ‘더팩트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다. 지금 사회부에 있는데 아직 경찰 출입은 안 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요즘 활성화되고 있는 미제사건 수사 분야를 취재해보고 싶다. 운동을 하다가 요즘 쉬고 있었는데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건강하게 더 많이 걷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기자가 되고 보니 제일 중요한 게 체력인 것 같더라. 그리고 괜찮은 막내 기자가 되고 싶다. 덤으로 주 52시간 상한 근로제가 잘 지켜지고 퇴근이 좀 빨라지면 좋겠다.
“아내와 단 둘이 영화 10편 보기” - 장병갑 충청매일 기자(71년생)
얼마 전부터 충북도청을 출입하며 정치부에서 일한다. 다음 총선을 무사히 치르는 게 목표다. 지역지는 중앙지에 비해 정치기사 비중이 적지만 좋은 기사를 많이 쓰고 싶다. 충북언론 전반으로 보면 젊은 기자들이 늘어나 기자사회가 활기를 띠길 기대한다. 연차휴가 전부 사용, 영화 10편 이상은 개인적인 바람이다. 아이가 어려서 아내와 단둘이 영화관 갈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올해는 10살이 됐으니 엄마, 아빠와 잠시 떨어져도 괜찮지 않을까.(웃음)
“공정한 지역언론 인정받고파” - 조한재 기호일보 기자(83년생)
저 자신도 회사도 강해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중앙지에 밀리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공정한 언론으로 인정받고 싶다. 지난달 3기 신도시로 선정된 남양주 주재기자여서 올해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 같다. 신도시 결정으로 피해를 입게 될 지역 주민, 농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를 준비 중이다. 정부의 신도시 발표가 지역여론 수렴 없이 이뤄지면서 시장은 혼란스런 분위기다. 정보를 얻기도 어려워 오해가 생겨나고 있다. 올해는 정부가 지역민과 소통하길 기대한다.
“외국어 자격증 시험 도전할 것” -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71년생)
주로 서울시청에 출입하지만 국제관계를 다루는 기사도 써보고 싶다.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 발생하는 일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들여다보고, 이 기사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국제관계에 흥미가 생기다보니 다시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도 느낀다. 늦은 나이지만 올해는 외국어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 좋은 점수를 받아보면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 한글로 번역해야만 접할 수 있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52시간 체감할 수 있는 한 해로” - 서은영 서울경제 기자(83년생)
지난해 도입된 주 52시간 상한 근로제가 올해 언론사 전반으로 확대된다. 일선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도 시행 전후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이 제도가 실효성 있어야 한다는 기사를 쓰면서, 가장 괴리감을 느끼는 건 기자들 아닐까. 2019년은 기자들 역시 근로시간 단축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영화 담당 기자로선 ‘해외로 뻗어나가는 한국 영화’ 기사를 쓰고 싶다.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한국 영화가 많은데 내수시장에 그친다는 한계가 늘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