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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터넷 매체는 민주당 시녀"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 발언 파문

서정은 기자  2002.07.31 14: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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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면 다른 당 시녀냐” 반발



민주당 ‘이회창 불가론 분석’ 문건과 관련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일부 방송은 민주당의 시녀”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문건 내용을 보면 일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를 비롯해 문화관광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이 총동원돼 조직적으로 기획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이 문건의 핵심은 일부 방송이 민주당의 시녀라는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 지식인 인터넷매체까지 그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방송 지식인 시민단체 등을 무차별적으로 이용해왔음이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회창 불가론 분석’ 문건에는 △대선정국 하반기에 TV 등을 통해 특별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친일파 역사청산 문제와 관련한 특집 방송을 추진하고 △방송에 앞서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먼저 문제제기를 하도록 유도하며 △우호적인 지식인들을 동원해 시사잡지 기고, 인터넷 매체 이용 등 이회창 총재의 주적논쟁 재현 필요 등의 대선전략이 담겨 있다. 또 문건에는 “‘이회창 불가론’의 토대가 되고 있는 여러가지 약점이 거론되고 있다”며 그 예로 “97년 대선 당시 이 총재를 지지했던 중앙일보의 최근 엄정중립 선언 등 언론의 독점적 지지와해 및 다원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건에 대해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이 총동원돼 기획한 것이며 이들은 민주당의 시녀”라는 서청원 대표의 기자간담회 내용과 관련 언론계에서는 자기 당을 비판한 보도를 문제삼아 타 정당의 시녀라 표현하는 것은 ‘악의적인 매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은 “한나라당에 유리한 보도를 한 언론사는 한나라당의 시녀라고 부를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보도 내용의 구체적인 사실이 틀리다고 지적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당 대표라는 사람이 뚜렷한 근거없이 특정 매체에 대해 특정 당의 시녀라 표현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도 “시민단체가 동원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유감”이라며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기 판단에 따라 활동하는 시민단체를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며 ‘민주당의 시녀’ 운운한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사 기자는 “한나라당이 BC와 오마이뉴스를 겨냥해 이런 표현을 쓴 것”이라며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비판 보도는 당연한 의무다. 민주당 문건을 근거로 방송사가 동원됐다는 주장을 한다면 한나라당도 자기들 문건에 따라 언론사를 동원하고 있다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서청원 대표측 한 보좌관은 서 대표 발언 취지에 대해 “민주당 문건이 우리 사회 각 부문을 총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어 조직적으로 기획한 흔적이 있다고 본 것”이라며 “우리가 근거를 갖고 있어서 발언한 것은 아니고 문건을 보면 이회창 후보를 흠집내기 위해 언론기관과 사회단체를 동원할 것으로 보여 이를 경고하려는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