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형색색 물든 단풍, 꽁꽁 언 강물을 가로지르는 쇄빙선, 뭍으로 나온 세월호, 엿가락처럼 휘어진 타워크레인. 사진기자들이 드론으로 촬영한 장면이다. 최근 몇 년 새 이들은 사진이 주는 현장감을 효율·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국내 언론계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이 쓰이기 시작한 건 2014년 무렵이었다. 해외사례를 참고하면서 개인적으로 소형 드론을 구매, 연습해왔던 기자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 오른 때였다.
이듬해에는 사진촬영이 가능한 보급형 드론이 100만원 초중반대 가격으로 출시되면서 접근성도 높아졌다. 현재는 신문사 사진부 상당수가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김영진 매일신문 기자는 “3년 전부터 전국 신문사 지면에 드론 사진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저희도 구매했고 지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드론을 사용하면 특히 태풍 등 재난재해 피해를 사진 한 장으로도 광범위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론은 현장을 바라보는 사진기자의 시각을 넓혀준다. 드론 도입 이전에는 고층 건물 옥상에 올라야만 ‘고공 샷’을 찍을 수 있었다. 그때마다 옥상 출입을 금지하는 건물주와 실랑이하는 일도 잦았다. 김진수 한겨레 기자는 “드론으로 촬영하면 건물주와의 마찰 같은 불필요한 일이 줄어든다”며 “촬영 포인트가 건물 옥상뿐이라는 한계도 있었는데, 공중에서 사진을 찍다 보면 얼마든지 나만의 앵글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생활 20년차를 넘어선 그는 올해 여름부터 드론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김 기자는 “사진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듯 드론은 또 하나의 변화이자 새로운 영역”이라며 “많은 기자가 드론 사진을 내놓고 있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눈길을 끈다. 그런 매력 때문에 드론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드론의 크기는 도입 초기보다 작아졌다. 기술 또한 향상했다. 전파가 끊겨도 곧장 추락하지 않고 처음 이륙했던 장소로 돌아오는 기능도 있다. 안정성이 커지고 문턱도 낮아지면서 드론을 활용한 취재 열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드론 운용을 앞서 경험한 기자들은 드론 활용이 중요하다면서도, 충분한 사전 교육이나 연습 없이 드론을 띄워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3년째 드론 촬영을 하고 있는 조재현 경인일보 기자는 “사건사고 현장에서 매체마다 드론을 날려 여러 대가 함께 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서로 부딪쳐 추락할 수 있다”며 “드론 비행시간은 배터리 1개당 10~15분 내외인데 겨울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방전될 수도 있다.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고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찬 조선일보 기자는 드론 추락 시 2차 사고를 우려해 대중이 모이는 장소에선 드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 기자는 “드론 촬영에선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회사 차원에서 보험은 들었지만 시위 현장이나 마라톤처럼 사람 많은 곳은 피한다. 주로 풍경, 건축물만 드론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 기자는 “더 많은 기자가 업계 대세로 자리 잡은 드론을 띄우게 될 것”이라며 “기자 한 명이 사고를 내면 해당 언론사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 철저한 안전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드론과 함께 세월호 참사 현장, 각종 재난재해, 해외취재 등을 경험한 이명익 시사IN 기자는 드론 촬영 관련 면허나 제도, 기자윤리 정립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기자는 “드론 촬영을 너무 쉽게 봐선 안 된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위험이 따르는 만큼 책임감도 크다”며 “비행 금지구역에서 보도 목적으로 드론을 띄우는 문제, 드론 안정성 확보를 위한 자격이나 제도 등에 대해 기자사회가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