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8.11.21 14:37:41

“플랫폼을 규제가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논의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한국기자협회와 언론재단 등 주최로 열린 ‘뉴스, 가짜뉴스, 허위정보’ 언론 현안 라운드 테이블에서 페이크뉴스 관련 플랫폼 담론이 ‘규제론’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협력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시도들이 “확산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현재 페이크뉴스에 대항한 여러 시도들을 소개 및 제안했다. △미국 듀크대 ‘리포터스랩’이 만든 위젯 ‘셰어 더 팩츠’를 통해 팩트체크된 정보의 플랫폼 노출도를 높이는 방식 △산타바바라대 등의 ‘더 트러스트 프로젝트’에서 기자정보나 기사내역 등 기사 신뢰도를 측정할 정보를 ‘트러스트 인디케이터’에 입력한 언론사에 대해 플랫폼이 더 신뢰하는 정보로 조치하는 작업 △스탠포드대 ‘더 뉴스 퀄리티 스코어링 프로젝트’를 통해 더 높은 신뢰도의 기사에 고가의 광고가 자동으로 붙도록 하는 사례 등이다.
그는 이 모든 프로젝트에 후원하는 곳이 구글(플랫폼)이라면서 “플랫폼 역시 믿을 수 없는 정보가 범람해 이용자가 떠나는 걸 제일 두려워한다. 협력의 대상으로 바꿔 생각하면 최소한의 현실적 대응과 구현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어 “플랫폼에 유통되는 정보 형식 대부분이 링크 방식(카카오톡 등)에 간단한 썸네일, 제목 정도인데 여기 작성일시나 출처만 함께 떠도 독자의 콘텐츠 신뢰도 판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그간 페이크뉴스 관련 논의가 ‘규제’ 일변도로 흘러온 가운데 정치권의 입법이 아닌 ‘시장의 자정력 강화’를 통한 대응 맥락에 놓여있다. 사상의 시장 내 대표 플레이어인 언론과 플랫폼이 현 상황에서 독자(이용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다. 전제는 “가짜뉴스에 대한 법률적 규제는 한계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자리에는 학계와 언론계 전문가 14인이 모여 페이크뉴스의 정의, 정치사회적 의미, 대안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펼쳤지만 ‘법률을 통한 규제’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제1발제를 맡은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페이크뉴스가 정치과정에서 프로파간다로 기능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례를 들어 “사실기반적 주장에 대한 주관적 가치를 페이크뉴스로 지칭하고 정치 프레임으로 삼는 구조로 진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짜뉴스’보다 ‘가짜뉴스 담론’이 민주주의에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황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의 통신에 대한 처벌’ 조항 위헌결정 판례를 제시, “판단 주체에 따라 공익성 판단은 다를 수 있다”, “누군가(공권력) 진실을 판명한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통해 정치권이 이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플랫폼사업자, 언론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자율규제 방식으로 허위정보에 대응하는 유럽연합 다자간 협력위원회(EC) 사례를 고려 모델로 제시했다.
제2발제자인 팩트체크 매체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는 국내·외 페이크뉴스 정의와 유형을 분류하고 ‘가짜뉴스’ 용어 사용 자체가 가져오는 폐해를 지적하며 “언론과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짜뉴스란 단어를 안 쓰는 걸 검토요청 드린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데자뷰가 된다. 당시 현 자유한국당은 ‘나는 꼼수다’ 같은 팟캐스트를 방송으로 규정해 심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 했는데 지금 여당의 (유튜브에 대한 대응 등) 대안이 판박이다. 당시 속기록이나 기사를 보면 모두가 반대했는데 지금은 다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