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영 기자 2018.10.31 00:00:07

2021년까지 KBS를 이끌 차기 사장이 31일 결정된다. KBS 이사회는 지난 27일 정책발표회에서 집계된 시민자문단 177명 평가(40% 반영)와 31일 열리는 이사회 최종면접 결과(60%)를 합산해 최종 사장 후보자 1인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최종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후 대통령 재가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가 있었던 걸 제외하고 이번 사장 선임 과정은 후보자 간 정책 대결이 치열했다. 특히 쟁점으로 떠오른 건 경영적자와 노사 갈등, 신뢰회복 방안 등이었다. KBS 사장 후보 3인으로 압축된 김진수 해설국장, 양승동 현 사장, 이정옥 전 글로벌전략센터장은 지난 23일 본보와의 인터뷰와 27일 정책발표회 등에서 경영적자, 노사 갈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진수 후보자는 새 체제의 개혁 작업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의 산물로 KBS 내부에 진영화가 고착됐다며 분열이 아닌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후보자는 “적폐 청산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난 9년간 생겨난 진영이 KBS에 아직 남아있고 진영화는 KBS 앞길에 장애가 될 뿐”이라며 “새 체제가 6개월밖에 안 됐지만 3년 더 이렇게 간다는 것이 걱정된다. 또 다시 방송 장악 의도가 있는 정권이 들어설 때를 대비해 진영 논리의 극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KBS의 경영적자가 심각하다며 이를 타개하는 것이 첫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최근 2년 동안 KBS가 흑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8월 기준 441억원 적자다. 연말까지 가면 1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KBS 역사상 그런 적자 규모는 한 번도 없었다. 제일 심했던 때가 2004년 638억원 적자였는데, KBS도 이제 효율적인 경영에 신경을 쓸 때”라고 주장했다.
재출마한 양승동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들의 이 같은 지적에 다른 견해를 밝혔다. 양승동 후보자는 적자와 관련해선 “올해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3대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고 중계권료가 엄청나게 높아 아무리 광고를 해도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흑자도 파업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 제작비 600억원 삭감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였다”고 반박했다. 진영 논리와 관련해선 “노조의 합리적인 의견은 항상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노보나 성명서도 유심히 보고 있다”며 “사장 선임 국면에서 일부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과정이 지나고 통합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상당히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후보자들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방안도 밝혔다. ‘디지털 2030 전략’을 발표한 양승동 후보자는 “2030 전략은 2030년까지 공영방송에서 공영미디어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전략”이라며 “3년 내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시설비 규모를 3배 이상 확충하겠다. 또 다른 방송사들과 협업해 한국형 넷플릭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모바일 시대, 디지털 융합시대를 맞으며 플랫폼이 다양화됐는데 사실 더 빨리 모바일 퍼스트를 했어야 했다”며 “프로그램을 만들 때부터 모바일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식으로 모바일 퍼스트를 이뤄야 한다. 모바일 퍼스트 전략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전 직원이 모바일 퍼스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올해 말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후보자는 방송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KBS가 지상파 방송이지만 케이블도 있고 인터넷 모바일 채널도 있다. 우리도 어떻게 보면 다매체”라며 “방송 콘텐츠가 중심이 돼서 좋은 디지털 콘텐츠를 뽑아내 재가공, 재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여러 플랫폼 전문가들이 참여해 어떻게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할지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실제로 제작 및 유통하는 융합 모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보 상태인 KBS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에서도 후보마다 다양한 해결책이 나왔다. 이정옥 후보자는 “진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시청자와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양승동 후보자도 시청자와의 접점을 강조하며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해 시청자위원을 선임했고, 매달 열리는 시청자위원회도 SNS로 생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수 후보자는 “신뢰성은 현안을 피하지 않는 것, 마주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본다”며 “책임간부의 용기와 의지, 또 실무제작자들의 능력이 뒷받침돼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를 해야 신뢰성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