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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양승동·이정옥…시민들의 선택은 누구일까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강아영 기자  2018.10.27 19: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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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스튜디오에서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수신료 징수의 정당성은 무엇입니까. KBS는 수신료를 반강제로 징수하고 있는데 수신을 원하지 않는 시청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온 한 시민이 질문을 던지자 KBS 사장 후보자들이 답했다. “KBS는 민족 동질성 회복, 민족 문화의 창달 등 여러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KBS 1, 2TV와 라디오 말고도 사회교육방송, 국제방송을 통해 다양한 책무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수신료를 내는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이정옥 전 KBS 글로벌센터장)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무를 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다만 난시청 지역 주민들에겐 적절한 보상과 해결책을 강구하겠습니다.”(김진수 KBS 해설국장) “KBS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당연히 수신료를 안 내겠다는 저항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KBS가 믿을 수 있는 뉴스, 좋은 프로그램을 방송해서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양승동 KBS 사장)

 

27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스튜디오에서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정책발표회는 사장이 시민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시민이 사장 후보자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평가하는 자리로, 지난 2월 제23대 사장 후보 선출 때 처음 도입된 이후 연속으로 열리게 됐다. 이날 참석한 177명의 시민자문단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비전과 철학 및 공공성, 독립성, 신뢰성 강화방안 △경영능력과 리더십 및 미래방송 혁신방안으로 이뤄진 두 개 세션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후보자들의 구체적 답변을 이끌어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 및 신뢰성 회복 방안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비전과 철학 및 공공성, 독립성, 신뢰성 강화방안에선 총 4개의 공통질문이 나왔다. KBS 이사회가 KBS 홈페이지 및 게시판을 통해 취합한 누리꾼 질문 1개와 10여명씩 17개조로 나눠진 시민자문단에서 각 조별로 선정한 대표 질문 중 추첨된 3개가 후보자들에게 질문됐다. 후보자들은 2분씩 번갈아가며 질문에 답했다.

 

대구에서 온 한 시민은 사내외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후보들에게 물었다. 김진수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장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또 그것만으로 안 되니 편성위원회나 공정방송위원회, 주요 국장 임명동의제, 본부장 중간평가제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그러나 어떤 시기에 그런 제도가 한순간에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에 사장 소환제가 있었으면 한다. 어떻게든 방송법에 넣어 법제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선 일선 취재기자나 PD들의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취임 이후 국장 임명동의제를 시행했고 편성위를 정상화하는 조처를 취했다”며 “노조로부터 독립도 분명 필요하고 저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노조가 자율성 등 공정방송의 가치를 공유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관계를 통해 같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옥 후보자는 “지금 KBS 상황에선 사장을 뽑는 구조 등이 정권에 예속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사장의 각오가 첫째다. 정부에 의해 임명됐지만 사장이 되고부터 오히려 냉정하게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제도적으론 편성위나 공방위, 팩트체크위원회 등이 잘 시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BS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양승동 후보자는 “KBS에 시청자위원회가 있는데 그동안 사장이 독단적으로 임명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번엔 제작 실무진과 사측 대표가 5:5 동수로 들어가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해 시청자위원을 선임했다”며 “현재 시청자위원들이 KBS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하고 의견도 주고 있다. 회의도 지난 8월부터 매달 SNS로 생중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제작 자율성이라는 건 제작진이 자율적으로 한다는 의미인데 제작진이 원하는 가치와 시민이 원하는 가치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며 “진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시청자와 계속 소통해야 한다. 그런 방향이 프로그램으로도 나타나야 하고 또 KBS 안에서도 특정 정파에 치우친 인사를 하지 않도록 모든 임원들이 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후보자는 “신뢰성은 현안을 피하지 않는 것, 마주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본다”며 “현안이라는 건 막 발생한 민감한 사안이라 책임 제작자들이 한 번 주춤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책임간부의 용기와 의지, 또 실무제작자들의 능력이 뒷받침돼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를 해야 신뢰성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악의 재정위기, 방송 프로그램의 품질 저하, 드라마·연예·오락 프로그램의 경쟁력 저하 등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는 KBS에서 왜 본인이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누리꾼의 질문도 나왔다. 이정옥 후보자는 “미디어 환경이 달라져 광고가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SBS와 종합편성채널은 지난해 8월에 대비해 광고가 늘었다”며 “반면 KBS는 133억원 줄었다. 공영방송의 경영능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저의 경험이 일조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후보자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수 후보자는 “지난 9년 동안의 상처가 지금도 관성으로 이어져 내부가 둘, 셋으로 쪼개졌다. 일치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판단해 사장 후보자로 나서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정치권의 진영싸움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될 공영방송의 내부가 진영논리로 인해 쪼개져 있으면 안 된다. 그걸 바꾸는 것이 KBS 정상화의 첫걸음이라는 믿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지난 9년간 KBS에 엄청난 파행이 있었다. 공정보도를 위해 300일 가까운 파업도 있었고 2017년 겨울엔 저를 포함해 KBS 구성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릴레이 발언을 하며 정상화 약속을 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 현재 KBS가 매우 어렵지만 구성원들이 저와 함께 마음을 모으면 KBS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스튜디오에서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모바일 전략, 노사 갈등 해결 방안 등 날카로운 개인 질문 나와

 

2부 세션에서도 후보자와 시민자문단 간 열띤 질의응답이 오갔다. 이 세션에선 공통질문 1개와 각 후보별 6개씩 총 19개의 질문이 나왔다. 특히 후보별 개인질문에선 후보자들이 발표한 정책의 구체적 안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와 후보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좋은 콘텐츠’를 강조한 김진수 후보자는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을 받았다. 김진수 후보자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작동하기 위해선 국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고 신뢰를 위해선 뉴스가 제1의 핵심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며 “또 사실 드라마에서 가장 큰 광고수익이 나온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 실무자들에게 권한을 주고 행정적인 지원을 해서 일단 좋은 여건을 만들고, 그걸 경쟁력 삼아 창의적이고 시청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KBS의 모바일 전략과 방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김진수 후보자는 “KBS에서도 모바일 퍼스트가 거의 구호같이 들려오고 있는데 가장 논란은 디지털 온리 콘텐츠를 만들 것이냐 아니면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로 가공할 것이냐”라며 “효율성 문제를 두고 내부적으로도 얘기가 진행 중인데 제가 볼 때 KBS는 지상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회사이기 때문에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바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다만 그렇다고 디지털 온리 콘텐츠 제작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니고 실험적으로 제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KBS 내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노사 갈등, 노노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묻는 질문을 받았다. 양 후보자는 “KBS의 노사 관계가 안정되려면 다수노조를 중심으로 교섭을 해야 하는데 현재는 각각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갈등이 있다”며 “노조의 합리적인 의견은 항상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노보나 성명서도 유심히 보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재임 기간이 갈등을 해소하기엔 다소 짧았고 특히 사장 선임 국면에서 일부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국면이 지나고 통합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상당히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2030 전략’을 내세운 것과 관련해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양 후보자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부정적 인식이 있긴 하지만 지상파 비대칭 규제라고도 볼 수 있는 중간광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또 하나는 KBS 별관을 공익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의 경영 위기를 강조하며 제작비 감축을 언급한 이정옥 후보자는 그럼으로써 콘텐츠 경쟁력이나 질이 하락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질문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제작비를 어떻게 지출하느냐의 문제다. 노하우가 있는 기존 프로그램은 낭비요소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쓰게 하고, 그럼으로써 오히려 창의적인 콘텐츠에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콘텐츠 수익도 올리고 시청률도 높이겠다는 거다. 다만 시청률만 의식하지 않고 공익적 프로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고 수익을 어떻게 올릴 수 있는지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정옥 후보자는 “프로그램 경쟁력 이 오르면 광고 수익은 자연스럽게 오른다”며 “또 하나 모바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사람들이 앱이나 인터넷으로 방송을 많이 보는데 KBS 자회사별로 분리돼 있는 광고국 등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생각이다. 그리고 경쟁력이 높은 KBS월드에서 국제 광고를 키우는 것도 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엔 후보끼리 서로 질문을 던져 시민자문단이 후보자들의 비교 우위를 검증하는 시간이 있었다. 각 후보자들은 정해진 후보자들에게 1분간 질문과 재질문을 하고 질문이 오면 2분간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후보자들은 다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본인의 부족한 점이나 그간의 경험이 사장으로서 어떤 도움을 줄지 서로 묻고 답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KBS의 적자 이유를 묻는 이정옥 후보자의 질문에 “올해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3대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고 중계권료가 엄청나게 높아 아무리 광고를 해도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흑자도 파업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 제작비 600억원 삭감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였다”고 답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이에 대해 “2014년에도 3개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지만 34억원 흑자를 기록했다”며 “스포츠로 인한 적자 상황이 예상됐다면 취임 즉시 경영 전략을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