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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약속 완성할 것"

[KBS 사장 후보자 인터뷰] 양승동 KBS 사장

강아영 기자  2018.10.25 14: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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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보가 지난 23일 KBS 차기 사장 후보인 이정옥 전 KBS 글로벌센터장, 김진수 KBS 해설국장, 양승동 현 KBS 사장을 차례로 만나 사장 출마 이유와 정책 비전, KBS 혁신 방안 등을 들었다. 후보자들은 오는 27일 170명 규모의 시민자문단 앞에서 정책발표회를 연다. KBS 이사회는 31일 후보자 면접(60%)과 시민자문단 평가(40%)를 반영해 최종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차기 사장 후보 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7개월여의 기간 동안 단기 과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가 스스로 돌아본 공약 이행률은 50~60%. 양 사장은 다시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새로운 3년의 기간에는 KBS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구성원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양승동 사장과의 일문일답. 

 

양승동 KBS 사장.

 

 

 

 

 

 

 

 

 

 

 

 

 

 

 

 

 

 

-KBS 사장으로 재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번에 다시 KBS 사장에 응모하게 됐다. 제가 지난 4월에 취임하면서 KBS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0년 동안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권력의 손에 있었다는 지탄을 많이 받았다. 때문에 정말 국민의 방송답게 국민의,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당시 약속했고 지금 7개월째 접어들었다. 그 때 여러 공약을 말했고 최근 공약 이행률을 체크했는데 50~60%는 지켰다. 그런데 보궐임기가 11월23일까지다 보니 단기적으로 급하게 해야 될 일을 했다.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6~7개월의 짧은 기간이 아니라 새로운 3년이 필요하고 그 기간 KBS의 2년, 3년, 10년까지 내다보는 설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약속을 완성하기 위해 사장에 재출마하게 됐다.”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도 정책발표회 및 시민자문단 회의가 있다. 지난번과 달라진 공약,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책발표회 때 지난 6~7개월의 정상화 작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설명을 드릴 거다. 지난번과 다른 점은 미래 방송 혁신 방안에 초점을 두고 설명을 드린다는 거다. 미디어 빅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미디어 환경이 아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그런 환경 변화에 KBS가 사실 제대로 대응을 못해왔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내부 갈등이 심했고 그러면서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 6개월 전 취임할 땐 긴급한 것들을 중심으로 단기적 처방을 하려 했기 때문에 이번엔 KBS의 미래에 대해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 지금도 그렇고 KBS가 지상파TV, 라디오 중심적 사고가 있는데 공영방송에서 공영미디어로 진화하는 데 방점을 둘 거다. 사실 지금 많은 젊은 사람들이 KBS를 떠나지 않았나. 스마트폰이나 PC, OTT(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영상을 보는데 시청자들이 지상파 말고 다른 뉴미디어 영역에서도 KBS를 많이 접할 수 있게 전략을 짜려 한다. 명칭은 디지털 2030 전략이라고 붙여봤다. 또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런 평화 시대에 KBS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한다. 국제 정세 속에서 한반도를 거시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볼 수 있게 KBS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과거 분단 냉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평화 시대에 맞는 한국인의 시각이라고 할까, 이런 쪽에 상당히 중요한 공영방송의 역할이 있다고 봤다. 그래서 남북 공동의 역사, 문화 또 자연환경, 언어 이런 것들에 대한 민족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북한 조선중앙TV 등과 방송교류를 통해 공동 제작하는 등의 준비를 할 거다.”

 

-디지털 2030 전략은 무엇인가.
“2030년까지 공공서비스 미디어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전략이다. 젊은 층인 2030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2030년까지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 하에 내년 KBS 공사 창립일이 3월3일인데 그 즈음해서 구체적 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KBS 예산과 인력을 어디에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를 통해 드러날 텐데 올해 12월까지 내년 예산이 편성되면 그게 좀 더 구체화될 거라고 본다. 지금 계획으론 3년 내 디지털콘텐츠 제작과 시설비 규모를 3배 이상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디지털 직종을 새롭게 만들고 직무 재배치를 통해 디지털 퍼스트 인력 체계를 수립하겠다. 시청자들의 연령과 취향에 맞는, 선호 장르를 토대로 한 플랫폼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신뢰도는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보나. 지난번 인터뷰에선 50점이라 했는데 KBS의 현재 신뢰도는 몇 점이라고 보는지.
“지금은 60점에서 70점 사이라고 본다. 사실은 기자협회보에서 신뢰도 조사를 했지 않나. 거기서 보니 작년보다 한 계단 올라갔고 1위를 한 모 방송사와 격차도 줄어들어서 작지만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다만 저를 포함해서 구성원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뉴스룸 혁신을 위해선 무엇을 할 생각인가.
“뉴스 같은 경우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한두 번 어떤 계기가 있을 거다. 그 때 더 상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뉴스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선 보도본부 안에 뉴스혁신 TF가 계속 활동 중이고 얼마 전 초안을 받아봤다. 조만간 그런 것들을 공식화하게 될 텐데 뉴스 편성이나 포맷, 리포트나 출연 방식에 많은 변화를 줄 생각이다. 탐사보도 같은 경우 몇 건 눈에 띌만한 보도가 있었다. 뉴스타파로 갔던 최문호 최경영 기자도 특별채용 형식으로 들어와서 탐사보도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뉴스부도 강화해서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구현할 계획이고 팩트체크 전담 조직을 신설해서 가짜정보와 허위조작정보 조기 대응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가시적인 건 뉴스 스튜디오가 10년도 더 전에 만든 거라서 타 방송사와 비교하면 많이 낡았는데 최근 리모델링 작업을 착수한 것이다. 아마 내년 1월1일 정도부턴 확 달라진 뉴스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취임하면서 신속하게 조치한 게 뉴스와 시사 취재부서의 국장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도록 임면동의제를 시작한 것이다. 잘 정착되고 있어서 취재 제작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된 상태에서 KBS 뉴스가 좀 더 질적으로 좋아지지 않겠는가,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취임 이후 약 7개월간 정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저에 대해선 얼마 전에  언론노조 KBS본부에서 80%가 지지를 했다는 얘길 들었다. 제가 취임하고 나서 변화의 모습이 보였다고 구성원들이 평가해 줬는데 용기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일부 노조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사내 의견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후보는 특정노조와의 결탁을 얘기한다. 9년 전부터 만들어진 진영화로 인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구도적 밀착이 있고 통합이 아닌 분열이 일어난다는 거다.
“저도 노조 조합원이었고 지난 시절 공정한 프로그램을 위해서 노조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당시 공정한 뉴스와 프로를 위해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누누이 얘기했다. 현재 노조도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생각이 일치하는 면이 있다. 그런데 제가 경영자로서 특정 노조에 소속됐다고 해서 그 분야에 역량이 있거나 적임자가 아닌데도 발탁해 간부로 쓴다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KBS의 경쟁력이 떨어질 거 아닌가. 어디 노조 소속인지는 관계가 없다. 다만 과거 공정한 기회를 못 받은 일부 직원에 대해 기회를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적임자가 아니라면 오래 갈 수는 없을 거다. 그게 많이 과장돼서 정치적 공격도 상당히 섞여 있는 것 같다.”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를 둘러싸고도 진통이 많다.
“진미위는 누구를 징벌하거나 보복하기 위해서 있는 조직이 아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지난 과거를 잊은 KBS에는 미래가 없다고 대비할 수 있겠다. 과거의 잘못된 불공정 방송사례와 제작 자율성을 탄압한 사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선 명확하게 규명하고 기록하고 책임 있는 경우에는 조처를 해야 한다. 또 그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게 어떻게 제도화시킬 것인가 그런 부분도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고 KBS가 진정으로 통합하거나 새 출발할 수 있겠나. 진상규명은 철저하게, 징계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누군가 그러던데 저도 같은 생각이다. 일전에 가처분 판결에서 공영방송노조 의견이 일부 인용돼 그런 작업이 멈춰 있는데 법률적 보완작업을 거치고 있다. 조금 늦어진 게 아쉽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보완 작업을 거쳐 진행하려고 한다.”

 

-취임하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남북 방송교류 이 부분이 쉽지 않다. 언론교류가 다른 데에 비해 진도가 안 나가더라. 인내심을 가지고 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다. 지난 8월에 3·1운동 방송추진단을 만들었는데 관련된 다큐와 교양물 같은 큰 기획들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 같은 경우도 재원문제 때문에 요 몇 년 사이 대하드라마를 못했는데 역사드라마도 내년에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국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고 지금 정책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워낙 시급한 것들을 먼저 하다 보니 말로는 지역 활성화 공약을 했지만 충분히 하지 못했다. 지역 시범 서비스 사업을 우선적으로 세 군데 선정해서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은 했는데 전면적으로 지역국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가 큰 과제다. 그 부분도 역시 예산과 인력의 문제인데 지역국 활성화 역시 예산에 반영할 거다.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혁신’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10월 초에 지역국 다섯 군데를 다니면서 얘기를 했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변화를 이루려면 사장 혼자 가자고 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고 KBS에 닥친 위기에 대해서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가야 한다. 지역국 구성원들과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힌트와 답을 얻었다. 그런 소통이 모여 KBS의 정책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경영과 관련, 올해 연말에 1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손익이 465억, 당기손익이 300억원대 적자였다. 그게 8월에 가서 개선이 됐다. 구조적인 게 원인이었다. 올해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같은 큰 국제대회들이 있었다. 특히 월드컵은 중계권료가 비싼데 그러다보니 KBS뿐만 아니라 MBC, SBS도 광고로 그 비용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3개 대회에 방송권료 제작비만 787억원이 들어갔는데 광고도 하고 콘텐츠 판매도 했지만 500억원이 채 안 돼서 결국 300억원 가량 적자를 봤다. 따져보면 적자가 되리란 걸 뻔히 아는데 일부 후보가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엔 불황형 흑자였다. 큰 스포츠 이벤트가 없었고 파업을 해서 인건비 제작비가 안 들어가다 보니 흑자가 났다. 작년 재작년에 제작비도 1200억원 감축했는데 사실 사장 입장에선 그게 쉽다. 다만 그렇게 해선 악순환의 반복이다. 콘텐츠에 투자를 안 하면 프로그램 질이 안 좋아질 거 아닌가. 저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올해 콘텐츠 쪽에 투자를 했다. 제작비 현실화를 위해 300억원대 하반기 투자를 결정했다. 대신 이를 위해 200억원을 긴축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간부들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했고 당장 지금 안 해도 되는 것들은 다시 한 번 검토해서 폐지해도 되는 것들을 뽑아 긴축하기로 했다. 올해 어느 정도 적자가 예상되지만 경영효율화를 통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
“마지막으로 자율성에 대해 한 마디 드렸으면 좋겠다. 일각에서 제작 자율성을 복원하니 데스크 말도 안 듣고 제멋대로라는 얘기를 한다. 그런데 저는 그 시각이 일부의 시각, 과거의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2008년에 저항도 하고 그 이후에 징계도 받고 파면도 받았는데 그 이유가 내가 하려고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이템을 냈을 때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못하게 하는 과정이 많았다. 그러면서 제작 자율성이야말로 방송 현장에서 정말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혼란스럽게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저는 KBS에서 데스킹 기능이 충분히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동시에 공영방송이 갖고 있는 의제설정 기능도 소홀해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경영진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토론을 하고 있고 각 제작현장에서도 보직자들과 일선 기자, 제작 PD들에게 많은 토론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나 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이런 기획들, 또 우리 사회의 일자리 문제라든지 양극화 문제 등에 대해서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또 한편으론 의제 설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 KBS가 사회적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게 견인하고 지원해주는 게 사장과 경영진의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