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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기, 북한이 정상국가 향해 더 속도 낼 타이밍"

[북한 출신 기자들이 본 한반도 평화 무드] (1)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김달아 기자  2018.10.04 15: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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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단 이후 가장 역동적인 한반도를 겪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전쟁 위기까지 치달았던 남북관계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4·5·9월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6월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평화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남과 북 두 체제를 경험한 북한 출신 남한 기자들은 급진전한 남북미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북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탈북’ 기자들에게 변화한 한반도를 취재하는 심경, 남북미 관계 전망, 한국언론의 북한 보도에 대한 생각, 기자로서 포부 등을 물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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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남북 관계엔 궁합이 존재한다.’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지난 1월 칼럼에서 “한쪽이 원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란 ‘시어머니’도 큰 변수”라며 ‘남북 궁합론’을 제시했다.


주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남과 북, 미국의 궁합이 가장 좋았던 시기는 2000년이었다.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돈이 필요했던 북한, 햇볕정책을 내세웠던 한국, 대외관계 업적이 필요했던 미국.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사상 처음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이 그 결과였다. ‘긍정적 궁합’은 8년간 이어졌고 2008년 들어서는 ‘부정적 궁합’이 지속됐다.


다시 10년이 흐른 올해, 18년 만에 ‘긍정적 궁합’ 시대가 시작됐다. 주 기자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때가 왔다”며 “김정은과 트럼프에겐 확실한 의지가 있다. 긍정적 궁합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기자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핵 문제 해결까진 아직 20%도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종전 선언, 북한의 핵 신고, 미국의 핵 검증과 발표, 대북제재 해제, 북미 수교,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까지 갈 길이 멀다”며 “그럼에도 트럼프 임기 내에는 남북미 관계가 극한까지 치닫진 않을 것이다.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오는 데 급격한 속도를 낼 수 있는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16년차인 주 기자는 북한 출신이기에 북한 이슈를 더욱 냉철하게 바라본다고 했다. 누구보다 한반도 평화를 열망하지만 과도한 기대를 거두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특히 북한 보도는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사 하나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 기자는 “북한은 보이는 면과 보이지 않는 면이 완전히 다르다. 보이는 그대로를 기사화했다 해도 왜곡보도가 될 수 있다”며 “북한 기사는 다방면으로, 깊이 있게 들여다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그는 또 한 권의 북한관련 책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를 지난달 펴냈다. 최근 탈북한 청년들, 현재 평양에 거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평양’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시장경제를 구축하면서 탄생한 신흥 자본가들의 호화로운 일상과 빈민층의 삶 등도 책에 담았다.


주 기자에게 북한은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할 취재분야다. 경쟁력과 전문성을 살려 북한을 계속 취재하고 싶다. 그는 “16년간 북한을 다뤄오면서 제가 쓴 기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만큼 이 분야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다”며 “저뿐 아니라 남북관계의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다는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북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