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마크맨으로 전 대선 과정 충실히 취재했다.” “MB 정부를 관통하는 국정기조 취재하면서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로 평판을 얻은 기자다.”
MBC 과거 경영진이 2012년 파업 이후 시용·경력 기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실세의 추천서를 받아 채용하는 등 부적절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측이 2012년 시용·계약직 경력기자 채용과 2014년 헤드헌팅 경력기자 채용과 관련해 내부 감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MBC 관계자는 지난 27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보도국 중심으로 감사 결과가 마무리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지난 24일 채용비리에 연루된 14명에 대해 인사위원회가 열렸고 1명(황헌 전 논설위원)은 인사위 전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명단에는 보도국 전 간부들(문호철, 오정환 등)과 당시 인사부 실무자들, 시용기자 4명도 경력을 허위로 기술한 건으로 올라와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한국일보는 MBC가 안광한 사장 시절인 2014년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경력기자 12명을 채용했는데, 이중 8명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당시 새누리당 의원) 등 이른바 친박 실세들의 추천서를 받아 합격했다고 보도했다.
기자협회보의 취재 결과 당시 MBC 기자들에게 추천서를 써준 정치인은 총 7명. 이 전 수석과 홍 의원 외에도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이종현 전 청와대 춘추관장,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다.
추천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조해진 전 의원의 경우 “이명박 후보 마크맨으로 전 대선 과정 충실히 취재”라는 내용을 담았고, 이동관 전 대변인은 “MB 정부를 관통하는 국정기조를 취재하면서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로 평판을 얻은 기자”라고 평했다.
이외에도 “그동안 방송기자로 보여온 역량을 볼 때 MBC에서도 훌륭한 기자 소임을 다할 것 같다”(이정현), “근성이 있고 신중한 기자다”(김행), “MBC의 미래에 꼭 필요한 기자다”(홍문종), “정부정책 등의 복잡한 내용에 핵심을 빨리 파악하는 능력에 호감이 갔다”(이종현), “MBC 정치분야 기자로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윤영석) 등의 추천 내용이 담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2년 시용·계약직 기자를 채용할 당시 면접에서 ‘사상 검증’ 질문으로 걸러내는가 하면, 모집 공고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무더기로 합격시킨 사실도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헤드헌팅 선정 방식도 감사 과정에서 비위로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MBC 한 기자는 “해당 헤드헌팅은 P사로, 이 회사의 부사장이 권재홍 당시 MBC 부사장과 동서지간”이라고 밝혔다. 헤드헌팅 선정은 공개입찰 방식이었지만, 사전평가 1위 업체는 탈락했고 권 전 부사장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들어간 프레젠테이션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으로 드러났다. P사는 기자 12명을 뽑는 과정에서 2억원 이상을 챙겨간 것으로 전해진다.
MBC기자협회와 언론노조 MBC본부는 사측에 채용과정에서의 각종 비위에 대한 감사 결과를 구성원에 전면 공개하고 형사고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MBC기자협회는 “권재홍 등 불법 채용 비리에 연루된 모든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는 게 마땅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MBC 보도부문에 발을 들인 인력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비위에 따라 채용 무효까지 감안한 엄중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정치인 청탁, 내부 청탁, 지원 자격 미달자 합격, 부실 검증 등 온갖 비리를 낱낱이 공개하고 책임자들을 형사 고발하라.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한 자들의 채용을 전면 취소하라”며 “이미 사법부는 6차례의 판결을 통해 2012년 MBC 파업은 적법하고 정당한 쟁의행위이며, 이 시기 채용된 인력은 불법 대체인력임을 확인했다. 이제 이들의 채용을 전면 무효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는 채용비리와 연관한 이들에 대한 인사위를 이르면 오는 31일 속개할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기자 대상뿐만 아니라, PD와 아나운서 등 다른 부문의 채용비리도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