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보직 부장 21명이 장해랑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을 사퇴했다. 민진기 교육뉴스부장 등 부장 21명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7월 말에 드러난 장해랑 사장과 허욱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간의 밀실각서 체결사건을 앞에 두고 우리는 애를 끊는 참담함과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정당한 절차와 논의를 거쳐야 마땅한 국가방송정책을, 문을 걸어 잠그고 목소리를 낮춰 각서로 주고받은 행위에 독재의 환영이 겹친다. 그것은 공영방송사의 미래를 구속한 야합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EBS지부에 따르면 장 사장은 어떠한 내부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14일 ‘KBS는 EBS의 수도권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송신설비 구축비용의 3/4을, EBS는 1/4을 부담한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했다.
장 사장은 지난달 26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각서에 서명한 것을 시인했지만, 지난달 2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선 돌연 입장을 바꿔 ‘그 날 의견을 나누었을 뿐 사인한 적이 없다’는 허욱 부위원장의 말을 빌어 “스쳐지나가는 문건이었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그러나 방송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지난 1일부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보직 부장 21명은 입장문에서 “MB 정권 아래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밀실에서 강제했던 ‘EBS 일산 이전 합의’로 현재 우리는 유례없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EBS의 적자는 매년 300억원에 이른다”며 “수년 내에 자본잠식에 이를 것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밀실각서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장해랑 사장에게 고한다.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방통위 역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