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확실해지면서 남북 언론교류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선 남북 언론교류에 관한 구체적 실천방안이 나올 수 있을까. 나온다 해도 과연 언론계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지난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남북 언론교류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는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무엇부터, 어떻게 남북 언론교류를 준비해야 할지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언론사 사장단 방북 대표를 맡은 최학래 한겨레 고문은 우선 남북 언론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교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학래 고문은 “북한의 언론을 남한의 언론과 같은 평면에 놓고 생각하면 얘기가 안 된다. 북한 언론은 국가 또는 당의 선전 선동을 맡은 기관”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에서 언론인의 사회적 지위는 굉장히 낮고 북한의 관료들도 언론을 아주 우습게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의 취재 활동 역시 쓸데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고문은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합의·협약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고문은 “그동안 수많은 언론 단체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합의문 협약서를 체결했지만 그 실체를 알 수가 없었다”며 “북한에 정확히 언론교류를 할 기관이 어디인지 드러내달라고 요구하고 남한에서도 그에 맞는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남북 언론교류 경험을 축적하고 정리·조정하는 기구를 가급적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양 지국 설치, 특파원 파견도 좋지만 그 자체에만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며 “평양에 가서도 제대로 취재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우선 남북 언론인들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연구교수는 “남북 기자들이 서울, 평양에 상주하는 데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적어도 독일의 경험을 보면 서독 언론인들은 1974년부터 동베를린에 상주하며 동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이 때문에 1989년 동독 붕괴가 시작됐을 때 동독 주민들이 서독 방송을 신뢰할 수 있었다. 많은 제약이 있겠지만 어쨌든 남북 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어린이 지원단체 ‘어린이어깨동무’의 이사장으로 북한을 50여 차례 방북한 이기범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도 “남북 언론인이 자주 만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다만 취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남측 언론인이 어떤 준비를 하고 북측 취재원을 만날 지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북한 관계자와 지속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북한의 기대를 잘 조율하는 한편 취재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북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분들이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일용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소장은 결국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정부에선 언론의 자율성을 내세워 알아서 하라고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정부가 언론교류 문제를 당국 간 회담에서 공식 의제로 채택해야 한다”며 “더불어 특수자료 취급지침과 그 모태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 그걸 무시하고 남북한 기자들이 자유롭게 기사를 쓰는 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