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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교류, 남북 당국회담 공식 의제로 채택해야"

'남북 언론교류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강아영 기자  2018.08.16 1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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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남북 언론교류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3일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결정됐다. 남북은 고위급회담에서 9월 중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종전선언을 앞당길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언론계에선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 언론교류에 관한 구체적 실천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천방안이 나온다면 남북 언론교류 성사 가능성은 무한정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바탕으로 언론이 남북 언론교류를 대비해 무엇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남북 언론교류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선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과거와 비교해 현재 언론교류를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할지 여러 방안을 내놨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언론사 사장단 방북 대표를 맡은 최학래 한겨레 고문은 우선 남북 언론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교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학래 고문은 “북한의 언론을 남한의 언론과 같은 평면에 놓고 생각하면 얘기가 안 된다. 북한 언론은 국가 또는 당의 선전 선동을 맡은 기관”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에서 언론인의 사회적 지위는 굉장히 낮고 북한의 관료들도 언론을 아주 우습게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의 취재 활동 역시 쓸데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고문은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합의·협약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고문은 “그동안 수많은 언론 단체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합의문 협약서를 체결했지만 그 실체를 알 수가 없었다”며 “북한에 정확히 언론교류를 할 기관이 어디인지 드러내달라고 요구하고 남한에서도 그에 맞는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남북 언론교류 경험을 축적하고 정리·조정하는 기구를 가급적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교류 초기 단계에선 분명 각 언론사가 사업·취재를 위해 소모적인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자 억류나 국가보안법 위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며 “평양 지국 설치, 특파원 파견도 좋지만 그 자체에만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평양에 가서도 제대로 취재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명칭 문제 역시 깊이 생각하고 결단을 해야 과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우선 남북 언론인들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연구교수는 “북한 기자들이 서울에 상주하고 남한 기자들이 평양에 상주하는 데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적어도 독일의 경험을 보면 서독 언론인들은 1974년부터 동베를린에 상주하며 동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이 때문에 1989년 동독 붕괴가 시작됐을 때 동독 주민들이 서독 방송을 신뢰할 수 있었다. 물론 많은 제약이 있겠지만 어쨌든 남북 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어린이 지원단체 ‘어린이어깨동무’의 이사장으로 북한을 50여 차례 방북한 이기범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도 “남북 언론인이 자주 만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미 과거를 보면 요리 다큐, 전국노래자랑, 기획 취재 등 여러 시도가 있었다. 그 시도들을 검토한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가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남측 언론인이 어떤 준비를 하고 북측 취재원을 만날 지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며 “제 경험으론 북한 관계자와 지속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북한의 기대를 잘 조율해야 한다. 또 무리한 취재 방지, 취재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북한을 처음 취재한 이보다는 이미 북한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과거와 비교할 수 있는 분들이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도 “언론인들이 우선 만나야 한다. 다투고 싸우는 과정에서 접점이 만들어진다”면서도 “기자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뭘 취재하고 싶은지, 싸우면 더 넓어질 영역이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법에 남한은 없다.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국 설치를 위해서라도 북한의 규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남북 간에 토론과 다툼이 있어야 접점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일용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소장은 결국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정부에선 언론의 자율성을 내세워 알아서 하라고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정부가 언론교류 문제를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당국 간 회담에서 공식 의제로 채택해야 한다”며 “더불어 특수자료 취급지침과 그 모태인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 그걸 무시하고 남북한 기자들이 자유롭게 기사를 쓰는 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남북 간 적대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의견도 있었다. 김보근 한겨레 기자는 “평화저널리즘의 반대말인 전쟁저널리즘이 아직도 팽배한 상황에서 우리도 북한도 서로 기자를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도를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기구를 만들어 서로의 보도가 적절한지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 논조까진 개입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부정적인 언어 사용, 국호·직함 문제 등은 언론재단이나 민간단체에서 지표 등을 만들어 모니터링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남북 언론교류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