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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나흘 앞… 신문사들 아직도 협의중

최승영 기자  2018.06.27 16: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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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주 52시간 근무 시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신문 노사가 주요 매체 중 처음으로 구체적인 방안에 합의했다. 대다수 신문사 내 협의가 별다른 진전 없이 공전하면서 ‘워라밸’이라는 법 취지에 부합한, 사측의 책임 있고 전향적인 대안제시가 촉구된다.


서울신문 노사는 지난 25일 주5일 발행, 편집국 등 탄력근로제 도입, 추가 인력 채용 등을 골자로 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노사합의서에 서명했다. 다음달 7일부터 토요일자 발행을 폐지하고, 편집국 등에 추가 인력을 채용한다. 기자 채용규모는 미정이지만, 이미 시설관리국 직원 6명을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편집국엔 2주 단위, 시설관리국엔 요청에 따라 1개월 단위 탄력근로제가 도입됐다. 기자들은 주 6일·4일 근무를 번갈아 하며 평균 근무시간을 법에 맞춘다. 연장·휴일 근무 시 사전승인제 도입, 오전 회의시간 조정, 오후 6시 퇴근 안내방송 시행, 국·실장 대상의 무두절(특정 주 금요일 간부 휴일) 부장급까지 확대 등이 담겼다.


강병철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사무국장은 “52시간 단축이 아니라 장시간 노동 분위기를 바꾸자는 취지에 공감하다보니 큰 갈등 없이 잘 정리했다”며 “분명 시행착오가 있을 텐데 현실에 안 맞는 부분을 계속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 신문사 대다수는 노사 협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기자협회보가 10개 신문사를 조사한 결과 경향·조선·중앙·매일경제·머니투데이는 한창 협의 중이고, 국민·동아·한겨레·한국·한국경제는 노조 집행부 교체기 등으로 논의가 잠시 중단된 상태였다.


특히 중앙, 한경 등에선 사측이 일괄적인 ‘재량근로’ 합의를 제안하며 노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21일 중앙 노조대의원 회의 한 참석자는 “섣불리 재량근로를 받을 수도 없고, 받아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짧은 기간 타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JTBC 보도국과 중앙일보 편집국 기자 등 노조는 아무튼 52시간 지키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강현우 한국경제 노조위원장도 “총무부에서 재량근로로 하루 8시간 일하는 걸로 하자는 제안이 왔는데, 받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6개월 계도기간 얘기가 나오면서 대표가 천천히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자고 하고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론노조는 산별노조 사업장 교섭 가이드라인을 통해 “재량간주근로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재량근로는 근로자대표와 사용자가 서면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개인별 실제 근무시간이 얼만지가 중요해진 이번 개정안과 맞지 않는다. 그간 언론계의 무제한 노동, 사측의 연장·야간근로수당 미지급 근거가 돼 온 게 현실이다.


최근 재량근로 도입과 아울러 주5일 발행(토요판 폐지)과 함께 연봉유지, 당직비 인상, 편집국 차원 주 40시간 근무 운영 등을 두고 근로자 대표와 사측이 논의 중인 머니투데이 한 기자는 “우리 기수만 보면 (재량근로 찬반이) 반반”이라며 “일 적게 하는 문화로 가자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다. 주40시간 운영지침을 만들어놨는데 국장이 바뀌면 흐지부지되는 거 아닌지, 연봉제 회산데 8시간과 10시간 일한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으로 노사 간 협상에선 언론계 전체가 기자들이 그간 포기한 권익을 바탕으로 유지돼 왔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장근로수당의 포괄임금 지불이 대표 사례다. 법상 추가 수당은 통상임금의 150%를 지불해야 하지만 앞선 대부분 신문사는 정액 또는 부서별 차등 등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머투는 당직비를 제외한 수당이 아예 없는 포괄연봉제다. 한대광 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은 “10년차 기자의 연장근로수당 수령액을 조사해봤더니 통상임금으로 받았을 때의 10~30%수준이었다. 통상임금 전환이 이번 협상 목표 중 하나”라며 “개인도 연장근로수준을 정확히 알게 돼 법을 정착시킬 구체적인 방법이라 본다”고 했다.
장영석 언론노조 법규국장은 노사 협상과 관련해 “근무시간이 주니까 임금이 깎이는 게 당연하다는 말도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덜 일한 만큼 수당이 줄 순 있지만 단위 시간 노동 강도는 올라간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