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민간 교류 요구가 다시금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언론 교류 활성화도 그 중 하나인 가운데 최근 열린 남북한 방송 교류와 관련한 포럼과 세미나에선 방송법을 개정해 KBS가 국가기간방송의 지위와 역할, 책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KBS 방송문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남북교류와 통일시대, KBS의 역할’ 포럼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정 교수는 “일본 방송법상 NHK는 재난, 재해방송의 의미를 넘어서서 ‘국가대표방송’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되고, 영국 공영방송 BBC도 국가대표방송으로서의 이미지와 권한, 글로벌 방송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그러나 KBS는 재난, 재해 방송으로만 국한되어 있고 국가대표방송으로서의 상징적 위상과 권한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행법상 국가기간방송의 지위와 역할, 역무 범위를 다음과 같이 확대 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재난/재해방송 주무 언론기관으로서의 지위 및 권한의 명확화 △전쟁 및 통일에 대비한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 대표 언론기관으로서의 지위, 역할 및 권한 확보 △국가대표방송으로서의 ‘보편적 시청권 제도’의 명확화, ‘글로벌 한류 방송’으로서의 지위 역할, 권한 확보를 주장했다.
또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지위 확대를 위한 사전 대책이 필요하다며 △KBS 내 국가기간방송본부 신설 또는 국가기간방송국 신설 △국가기간방송 채널 신설(KBS-3) △KBS 주도로 재난언론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날 오후 한국방송학회와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4·27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 방송 교류와 협력’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세미나에서 “현행 방송법 43조는 KBS를 국가기간방송으로 정하고, 44조에서 ‘국내외를 대상으로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민족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공적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방송법 개정을 주장했다.
홍 교수는 “44조에 명시된 ‘민족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일 준비를 위한 방송프로그램 개발’로 바꿔야 한다”며 “또 방송법 54조 ‘국가가 필요로 하는 대외방송, 사회교육방송의 실시’에는 ‘통일방송’을 추가해 공영방송 KBS의 책무를 구체화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KBS가 평양지국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6일 한국언론정보학회의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연합뉴스가 평양지국을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궤를 같이 하는 흐름이다.
홍문기 교수는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북한에 지국 설치를 추진하지 않는 것은 통일을 대비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평양지국 설치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또 그 이유로 “정확한 북한 뉴스 보도를 통해 남북 주민들이 이질감을 해소하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지난 26일 학술대회에서 2주제인 ‘한반도 평화시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역할’ 발제를 하며 “연합뉴스의 평양지국 개설 가능성과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언론기관이지만 정작 한반도 내 평양에는 특파원도 통신원도 둘 수 없어 정보주권 확립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이끈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통일정책 중점과제로 ‘남한 언론사 평양지국 개설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서울지국 개설을 추진하고 남북 간 방송교류와 상호개방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 공약을 실현하는 데 국가기간뉴스통신사가 최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