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며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이 이달 초까지 진행해온 지상파 라디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제재인 ‘경고’ 조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는 29일 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정 전 의원이 SBS라디오 <정봉주의 정치쇼>를 진행하던 중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한 건과 관련해 ‘경고’ 제재를 전체회의에 건의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17일 박근혜 전 대통령 내곡동 자택 매입 자금 일부(18억)가 국정원 특수활동비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기사를 이야기하면서, '18'이라는 단어를 거듭 사용해 논란을 샀다. 사실상 욕설을 연상케 하는 발언을 잇달아 한 데 대해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의견 진술을 위해 방심위를 찾은 SBS라디오 제작진은 “(문제가 된 코너는) 뉴스브리핑인데, 원고가 늦게 나오는 편이다. 당시 ‘특활비 논란’과 같은 제목 정도만 정해져있었고 원고라고는 허술해 보일 정도였다”며 사회자를 사전에 통제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정주 위원은 “진행자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전에도 욕설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차할 때까지는 방송을 진행하게 두신 것 같다”며 “이 방송이 나간 뒤 어떤 패널티가 있었냐”고 지적했다. 이에 SBS 제작진은 “제작진이 ‘팟캐스트와 다르다’며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사회자에게 강조했다. 내려가서 자주 잔소리를 했지만 돌출적 성격이 있어서 100% (사회자를) 장악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지난 5일부터 정 전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는 김용민 시사평론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SBS 제작진은 거듭 조심할 것을 약속했다. 이들은 “(김용민씨의) 전달력이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후임으로 선정했다. 100% 저희가 주문한거에 대해서 흡수하고 표현하고 있다”며 “특별한 문제없이 바르게 방송해오고 있는 만큼, 차후에는 이런 유사한 일이 단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영섭 위원은 “책임져야할 사람이 프로그램 그만두고 정계도 은퇴했는데, 심각한 사안이라고 본다”며 “전직 의원이 상대 정당 대통령에 대해서 모욕적인 언사를 가했다. 법정제재 경고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전광삼 위원도 “방송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용어들을 계속 사용한 것은 지각 있는 방송인이라고 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끼치는 해악이 크다”며 경고 의견에 힘을 실었다.
결국 방심위는 <정봉주의 정치쇼>의 해당 안건과 관련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제1호, 제27조제5호, 제30조(양성평등)제1항, 제30조제2항, 제51조(방송언어)제3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경고’ 조치를 전체회의에 건의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