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영 기자 2018.03.28 15:14:26
JTBC와 SBS가 ‘군 위수령 검토’ 보도와 관련해 서로 왜곡보도라고 주장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JTBC 보도에 SBS가 문제를 제기하자 JTBC가 재차 반박보도를 내는 등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보도의 시작은 JTBC였다. 지난 20일 JTBC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와 탄핵 심판 즈음 국방부가 위수령과 병력 출동 전반에 대한 검토를 했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은 ‘위수령에 대한 이해’와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두 개였다. JTBC는 “문건들은 한민구 전 장관 지시로 국방부가 작성해 보고했고 위수령 문건을 보고 받은 한 전 장관이 더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하면서 병력 출동 전반에 대한 검토가 추가로 이뤄졌다”며 이러한 검토가 왜 이뤄졌는지 그 의도에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SBS는 23일 군 스스로 위수령을 검토한 게 아니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을 받고 국방부가 제도 자체를 살펴봤던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SBS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과 2017년 2월에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에 위수령 폐지 여부를 검토하라는 서면 요청을 했고, 해당 문건들이 그 검토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며 “JTBC가 질의에 대한 답변, 제도에 대한 내부 검토 문건을 앞뒤 자르고 촛불 위수령 증거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양사는 24일과 25, 26일에도 관련 보도에 대한 공방을 이어나갔다. 여러 사실관계가 얽혔지만 핵심 쟁점은 위수령을 들여다본 출발점이 어디인가였다. JTBC는 이 의원 질의와 무관하게 국방부가 위수령 문제가 포함된 병력 출동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의원이 국방부 입장을 처음 요청하기 2주 전인 2016년 11월9일 수도방위사령부가 병력 증원과 총기사용수칙이 포함된 ‘촛불 집회 대비 계획’을 세웠고” 지난해 2월에도 이 의원 요청과는 반대되는 움직임, 즉 “위수령 ‘폐지’ 의견이 ‘개선 필요’로 바뀌고 나흘 뒤 ‘병력 출동’ 관련 문건까지 만들어져” 국방부의 움직임이 충분히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위수령 폐지에 대한 생각만 물었는데도 병력 출동 관련 문건을 만든 점 △문건 내용에 법적 근거와 한계뿐만 아니라 무기 사용 범위까지 들어 있는 점 △이 의원이 지난해 답변을 요청했을 당시 관련 문건을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의심의 증거로 제시했다.
반면 SBS는 국방부가 위수령을 들여다본 출발점은 의원의 질의였다고 강조했다. SBS는 “이 의원이 위수령 폐지 검토를 국방부에 요청하자 국방부가 지난해 1월, 2월, 3월 세 차례에 걸쳐 답변서를 보냈다”며 “JTBC가 촛불 위수령 증거라고 보도한 두 문건은 지난해 2월 넷째 주 이 답변서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내부 문건이었다. 또 작성 주체가 합참이나 작전부처가 아닌 법무관리관이라 주 내용이 법률적 검토였다”고 보도했다. SBS는 이와 함께 △국방부가 이 의원에게 보낸 세 번째 답변서에 국방연구원에 위수령 존폐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기겠다고 한 점 △문건에 위수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있는 점 △위수령 문건을 국방부가 이달 초 먼저 의원실에 제출한 점 등을 국방부가 몰래 위수령을 발동하려 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삼았다.
두 언론사의 공방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보도엔 각각 허점이 남는다. JTBC의 경우 26일 보도처럼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군과 국방부의 움직임이 최초 보도에 생략돼 있어서다. SBS 역시 JTBC가 제기한 의혹 중 국방부 내에 위수령 ‘폐지’ 의견이 ‘개선 필요’로 바뀐 점 등에 대해선 명쾌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공방을 이어가던 두 언론사는 26일 손석희 JTBC 사장이 보도 말미에 “이 문제는 언론중재위원회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중재위로 공을 넘기게 됐다. JTBC 한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중재위에 정정보도 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