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8.03.28 14:34:32
한겨레21 편집권 침해 논란에 대한 감사 결과에 반발이 일면서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가 구성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양 대표이사는 27일 “<한겨레21> 1186호 표지이야기에 대한 제 의견표명 행위가 편집권 침해라는 구성원들의 지적을 겸허한 마음으로 새겨듣고 있다”며 “저로선 기사의 아쉬운 점이 눈에 들어와 의견을 냈던 것이지만, 지위상 대표이사의 의견 개진이 일선 기자들에게 큰 부담과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임·직원에게 밝혔다. 이어 “부당한 의도가 없었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주해, 여러분의 우려와 문제의식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해당 표지기사 <어떤 영수증의 고백>을 두고 한겨레 내부에선 대표이사 등의 편집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기사는 LG가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에 1억 원을 직접 지원했다는 물증을 입수, 공개한 것이었는데 기자들은 경영진이 보도에 부당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노동조합 등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감사에선 편집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와 지난 19일 구성원에게 공유됐다.
한겨레 기자를 비롯한 구성원 70여명은 결과발표 후인 지난 23일 “편집권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조사, 그리고 그에 따른 판단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졌다”며 “우리는 이 보고서가 앞으로 한겨레에서 편집권을 논의하는 데 하나의 ‘선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영진이 또 다시 같은 방식의 편집권 침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비판성명을 냈다.
감사를 진행한 이상근 전 한겨레 감사는 지난 26일 이에 대한 반박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당한 권한과 위임에 따라 진행된 감사 결과를 부정한 채, 감사결과에 반하는 내용을 인정하라는 주장은 집단린치에 가깝다”며 “부실감사의 근거를 제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양 대표이사의 사과 입장문은 이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이번에 문제로 거론된 대편집회의 폐지,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는 ‘사설-지면 논조조정회의’ 운영, 편집권 규정 정비 등을 재발방지 대책으로 내놨다. 양 대표이사는 “편집권 문제는 선배들의 잣대가 아니라 젊은 기자들의 맑은 눈높이로 바라봐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모두 내일을 준비하는 데 힘을 모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소중한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