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아 기자 2018.03.27 20:31:36

서울신문 새 사장 선임이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2주째 파행을 빚고 있다.
서울신문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 12일 사장 후보자 최종 1인을 선정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추위를 구성하는 서울신문 대주주 기획재정부‧포스코‧KBS는 최종 면접을 치른 사장 후보자 3인 가운데 고광헌 후보(전 한겨레 사장)를, 우리사주조합은 안용수 후보(전 서울신문 부사장)를 낙점했다.
사주조합은 사실상 정부지분인 기재부‧포스코‧KBS 주주들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려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사주조합은 13일에 이어 20~22일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범정부 대주주들과 청와대를 비판했다.
사주조합은 22일 성명에서 "2006년 정부가 서울신문 사장 추천권을 가져간 이후 범정부 대주주들은 3년마다 나타나 권한이라며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낸 뒤 사라졌고 대주주로서 제대로 된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청와대는 서울신문을 독립언론, 국민의 언론으로 만들어내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서울신문 구성원들이 내린 결정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사주조합이 청와대 낙하산 인사로 명시한 고 후보는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서울신문 사장에 응모하기 전 여러 채널을 통해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고 후보는 "이와 별개로 저 개인의 경험, 능력, 실력이 반영됐다고 본다"며 "서울신문을 늠름한 공영언론으로 바꿔놓겠다는 의지와 확신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둘러싸고 사추위 간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6일 열린 서울신문 주주총회에서 기재부측 대표는 "28일까지 사추위를 재소집하지 않으면 사추위원장(우리사주조합장)을 다시 뽑고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밟겠다"고 발언했다. 범정부 대주주들이 선택한 고 후보를 새 사장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록삼 사주조합장은 "사장 선임에 실질적 권한이 있는 청와대와 사주조합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추위를 열 수 없다"며 "기재부측이 요구하는 28일 사추위 소집 개최는 정관을 어기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주조합에 따르면 서울신문 정관 제24조 2는 '사추위 회의의 의결은 위원장을 포함한 재적위원 과반의 참석과 참석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이뤄진다'고 돼 있다. 사추위원장인 박 사주조합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이뤄진 의결은 효력이 없다는 의미다.
박 사주조합장은 "주주총회 다음날인 오늘(27일) 오전 안용수 후보가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직간접적인 압박에 안 후보가 버티지 못하고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정부의 공작이 이런 결론을 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