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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벌거벗은 '임금'님 시리즈

제329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경향신문 조형국 기자

경향신문 조형국 기자  2018.03.07 15: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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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형국 기자 후련하기보다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 둘씩 기사를 송고할 때마다, 취재 내내 머리를 맴돈 질문에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뭐 어쩌자고.’ 많은 기자들이 기사를 쓰면서 마주할 이 질문은, 특히 월급과 임금, 노동의 대가를 다루고자 했던 이번 기사에서 더 크게 다가왔다. “자본주의에서 별 수 있겠냐”던, 프롤로그를 열었던 질문 뿐만 아니었다. “쉽지 않은 주제다”, “뻔한 얘기가 되지 않게 잘 풀어야 할 것 같다”, “고려할 사항이 한 두개가 아니다”라는 동료들의 애정 섞인 조언과 관심도 기사를 준비하는 내내 마음의 짐으로 남았다.


‘일하는 이들’의 예전과 지금, 그리고 미래를 낱낱히 담아보고 싶었다. 월급을 둘러싼 장삼이사의 질문은 거칠었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정교해야했다. ‘월급쟁이’들의 삶, 일하는 이들의 몫,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짚는 일은 취재를 이어갈수록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됐지만 그걸 매끄럽게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로 기사의 공은 모두 취재원들에게 돌려야 한다. 차유리를 휙휙 지나는 가로등만 보며 캄캄한 밤을 달리는 덤프트럭 운전사, 카페인과 당분으로 하루를 버티는 콜센터 상담사, 은행 현금봉투를 명세서 대신 받는 이주 노동자가 나서주지 않았더라면 기사는 현실과 겉돌았을 것이다. 35년을 재봉틀 앞에서 보낸 재봉사, 공장과 식당을 전전하며 살아온 요양보호사, 일터 어디 손 안 닿은 곳 없는 청소노동자가 삶을 털어놓지 않았다면 노동의 몫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피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설익은 질문에 삶으로 내놓은 그들의 답변은 한국 사회에서 노동과 임금이 처한 현실을 낱낱이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그들만이 아니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많은 이들은 타인의 삶과 노동에 관심을 갖고 저임금과 불평등, 양극화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원인과 진단을 놓고 내린 결론은 제각각이지만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만큼은 분명했다. 그들의 소중한 제언은 앞으로 한국 사회가 마주할 노동과 임금의 문제에 실마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임금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본다. 마침 우리의 공동체는 최저임금과 기본소득, 소득주도 성장과 고용 안정 등 일을 둘러싼 많은 의문들을 마주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질문이 ‘어쩌라고’를 넘을 수 있게, 제도권에 전달되지 않는 목소리를 더 담을 수 있게 눈을 부릅떠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