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아 기자 2018.03.01 12:03:36

YTN 파업 한 달째. 구성원들은 참담한 심경이다. MBC에 이어 지난 26일 KBS에서도 개혁적 인물이 새 사장에 내정되며 정상화의 신호탄이 올랐다. 반면 YTN에선 지금도 ‘사장 퇴진’ 구호가 울려 퍼진다. 과거 부적절한 언행과 노사합의 파기 등으로 사퇴를 요구받고 있는 최남수 YTN 사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파업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최 사장과 사측은 사장 선임 절차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퇴진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최 사장이 내정자 시절 사장 선임을 전제로 맺은 노사합의를 파기했다며 반박한다. 또 과거 성희롱 트윗과 MB 칭송 칼럼 등으로 부적격성을 드러낸 데다, YTN 내부의 적폐청산과 개혁 의지가 없는 사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방송사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YTN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파업이 길어질수록 추락할 수밖에 없다. 기자들을 비롯해 제작 인력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해 공백이 생긴 YTN 뉴스는 변호사, 평론가 패널들로 채워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다룬 방송에선 동계 스포츠와 무관한 변호사, 시사평론가, 축구 전문가가 스켈레톤,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아이스하키 경기 등을 설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의 검증되지 않은 발언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난 19일 YTN ‘뉴스N이슈’에 출연한 한 평론가는 “경기 당일 오전 9시 빙상연맹 임원이 선수촌을 방문해 잠자는 이상화 선수를 평소보다 3시간 일찍 깨워 격려했다”고 말했다.
YTN은 이 발언을 별도의 꼭지 <“아직도 자?” 이상화 결전의 날, 컨디션 망가뜨린 임원>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선수는 “그 시간에 이미 깨어있었다”고 부인했다. YTN은 이 기사를 삭제했다.
노조는 지난 26일 낸 노보 파업특보에서 “YTN은 <무대 떠나는 ‘빙속여제’ 이상화 500m 값진 은메달>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냈지만 이 선수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장 은퇴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며 “경기장에 취재기자가 없고 선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책상머리’ 기사가 빚어낸 오보였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방송 파행을 막고 YTN의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절차에 따라 최 사장을 해임해달라는 요청이다. YTN 대주주는 공기업인 한전KDN(21.43%), 한국인삼공사(19.95%), 한국마사회(9.52%)다. 대주주 공기업 3인을 비롯해 대표이사인 최 사장, 김호성 상무, 사외이사, 소액주주 대표 1인 등 모두 7명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 사장을 선임한 이사회는 사장 해임안을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 상정할 수 있다.
노조는 다음달 중순 열리는 이사회를 앞두고 대주주 앞에서 릴레이 집회를 열고 있다. 대주주의 결단을 호소하는 것이다. 노조 입장에선 사태 해결을 위한 유일한 출구이기도 하다.
박진수 YTN 노조위원장은 “최 사장은 합당한 절차를 밟았다고 하지만 부적격성이 발견됐고 파업과 방송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대주주는 이미 조직 장악력을 잃은 사장을 향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공적자본이 투입된 준공영방송사의 대주주로서 적극적으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