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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후보자 선출 또 다른 주역, 시민자문단

참여시민들 "만족스럽다"…정보 부족·일회성 한계도

강아영 기자  2018.02.28 14: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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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열린 '시민자문단과 함께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모습.

KBS 사장 최종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시민 참여다. 연령·성별·지역별로 임의 선정된 시민자문단 142명은 지난 24일 정책발표회에 참석해 후보들의 정책을 듣고 질문을 던지고 점수를 매겼다. 의견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후보를 직접 뽑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시민자문단 점수는 40%가 반영됐다.


시민자문단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체로 이번 제도에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경기 양주에서 시민자문단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온 천만복(59)씨는 시민자문단 제도를 ‘희망’으로 표현했다. 그는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도 ‘KBS가 바뀌어가고 있다’ ‘희망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며 “KBS에선 이제까지 정치권력의 하수인이 사장이 돼 정권에 종속돼 왔는데 이번엔 시민들 의견을 40%나 반영했다. 이런 제도가 정착돼야 권력자의 간섭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백선동(28)씨도 “공영방송이 어떻게 나아갈지 후보자들의 비전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이번을 계기로 일회성, 단발성이 아니라 시민들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사회 역시 시민자문단 제도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KBS 한 이사는 “진행되는 과정을 보니 시민자문단의 관여도가 굉장히 높고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며 “좋은 사람에 대한 판단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숙의하는 과정에서 시민들 역시 의미가 있다고 본 것 같다. 시민의 방송인 공영방송은 역시 주인이 뽑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계는 있었다. 사전 정보제공이 미흡해 시민들이 충분한 배경지식 없이 후보자들을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온 조봉덕(49)씨는 “후보들에 대한 사전 자료가 없었다는 게 미흡한 부분이었다”며 “오기 전에 후보자들 정보를 알았다면 인터넷으로 한 번이라도 자료를 찾아보고 왔을 것이다. 후보자들에 대한 사전 정보제공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시민자문단 제도는 이번 사장 선임에 한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로, 다음번 사장 선임 방식은 8월에 새로 임명되는 이사들에 달려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민언련에서는 비슷한 내용을 제도로 마련하기 위해 방송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며 “국민의 대표성을 고려해 100명 이상 홀수 위원으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적으로 이들의 손으로 공영방송 대표를 뽑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