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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시민 열망 KBS 사장 선임 갈랐다

강아영 기자  2018.02.28 14: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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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

KBS 정상화를 바라는 내부 구성원과 시민들의 열망이 합쳐진 결과일까. KBS 새 사장 최종 후보자에 양승동 KBS PD가 내정됐다. KBS 이사회는 지난 26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장 최종면접을 진행한 뒤 “시민자문단 평가와 합산해 최고 점수를 얻은 양승동 PD를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승동 PD는 1989년 KBS에 입사해 <세계는 지금> <KBS 스페셜>을 연출·제작하고 부산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 제21대 한국PD연합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08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의 전신인 사원행동 공동대표를 맡아 정연주 전 사장 해임 반대 투쟁에 나섰다 파면 징계를 받고 재심을 거쳐 4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고대영 사장 퇴진을 외친 142일 파업에 참여하며 내부 구성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당장 새노조는 양승동 내정자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새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새 사장의 1차적인 덕목은 얼마나 그가 정당성을 갖추었느냐였다. 권력이 KBS를 유린한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으며 KBS의 양심적인 구성원들은 어떻게 싸웠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사회가 새로운 KBS를 건설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열의를 반영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역시 논평을 내고 “양승동 PD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내려 보낸 ‘앞잡이’ 사장들의 KBS 장악 시도를 막기 위해 단 한 번도 주저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싸워왔다”며 “양 PD야말로 10년 동안 누적된 KBS 내부의 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 KBS를 재건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의 앞엔 그러나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10년 동안 KBS 안에서 자라난 적폐를 개혁하고 정치·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할 방안을 찾는 등 급선무 과제들이 많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뿌리 깊은 방송 산업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선후를 따질 수 없는 주요 과제다.


그는 지난 24일 ‘시민자문단과 함께 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에서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적폐 청산을 위해서는 ‘KBS 정상화위원회’를 설치하고 그동안의 방송 공정성 위반, 제작 자율성 탄압, 인사 전횡 등을 조사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본·정치권력으로부터 방송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KBS 독립선언’을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보도·제작 부문 국장 임면동의제 도입 △편성위원회 활성화 △탐사보도 강화 및 전문기자 양성 등을 약속했다.


양 내정자는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 23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촛불혁명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갑질문화 등의 실태가 어떤지, 열악한 처우가 어느 정도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서 획기적인 대안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 젊은 층들의 변화, 개혁 의지 요구가 상당히 강하다. 때문에 그런 의지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 KBS가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KBS 구성원들은 그의 공약과 비슷한 뉴스혁신안을 준비 중이다. 보도위원회를 부활하고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를 도입하며 미디어 비평프로그램을 부활시키는 등의 혁신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 내정자가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되긴 했지만 실제 취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송법 제50조 2항에 따라 KBS 사장은 국회의 인사 청문을 거쳐야 하는데, 고대영 전 사장 해임에 반발하는 야당이 청문회 일정을 조율하는 데 협조하지 않거나 청문회 과정에서 정치적 공세를 할 수도 있어서다. 언론노조는 26일 이에 대해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분명히 밝힌다. 청문회장에서 적폐 청산, 그리고 인권과 노동권 개선 계획을 두고 어떠한 정치적 공세도 있어선 안 된다”며 “공영방송 KBS 신임사장 임명을 위한 후속절차는 오직 국민과 시청자가 공감할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