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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이상요? 이정옥?…시민들은 누굴 선택했을까

시민자문단과 함께 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강아영 기자  2018.02.24 21: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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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공개홀에서 ‘시민자문단과 함께 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권력에 편승하지 않고 어떻게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까. 구체적 방안을 말씀해주십시오.”


시민이 질문을 던지자 KBS 사장 후보자들이 답했다. “사장 선임 구조를 국회가 바꿔야 합니다. 또 사장부터 양심과 정의를 갖고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실천해야 합니다.”(이정옥 전 KBS 글로벌전략센터장) “KBS 이사회가 정치적 영향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그걸 막아야 합니다. 또 기자와 PD의 제작 자율성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양승동 KBS PD) “지금 시민자문단의 사장 선거 참여가 정치적 독립성의 출발입니다. 이렇게 뽑힌 후보가 국민을 바라보고 보도 제작 실무자들의 양심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이상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2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공개홀에서 ‘시민자문단과 함께 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정책발표회는 시민이 사장 후보자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평가하는 자리로, KBS 역사상 시민이 사장 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하고 그 과정이 외부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참석한 142명의 시민자문단은 △공영방송의 철학과 비전 △KBS 정상화 방안과 미래전략 및 시청자 권익확대로 이뤄진 두 개 세션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후보자들의 구체적 답변을 이끌어냈다.   


▲공영방송 철학과 비전…“시민만 바라보겠다”
공영방송의 철학과 비전에선 총 4개의 질문이 나왔다. KBS 이사회가 KBS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취합한 일반 시민 질문 1개와 10여명씩 16개조로 나눠진 시민자문단에서 각 조별로 선정한 대표 질문 중 추첨된 3개가 후보자들에게 질문됐다. 후보자들은 2분씩 번갈아가며 질문에 답했다.


처음 나온 질문은 지방분권 시대 KBS 지역 방송 활성화 방안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상요 후보자는 “KBS가 갖고 있는 자원의 제한 때문에 그동안 지역 방송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에 대한 자원 배분 규모를 확대시키겠다. 또 지역국의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지역국 인사들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시키겠다”고 답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9개 총국을 중심으로 제작 역량을 강화시키겠다”며 “9개 을지국의 제작인력을 10여명으로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총국으로 보내 총국의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을지국은 뉴스를 활성화시키겠다. 이러한 인력 재배치로 줄어든 비용으론 지역국을 뉴스센터화해 다른 지역에 뉴스센터를 더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지역국이 시사프로그램이 굉장히 약한데 그 이유는 본사에서 제작비를 너무 적게 줘 지방자치단체에게 협찬을 받기 때문”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관계를 가지다보니 막상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는 역할을 못 한다. 지역 예산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또 지역국 활성화를 임기 중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사장의 역할, 능력과 덕목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도 나왔다. 양승동 후보자는 “KBS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수 있는 의지와 철학이 분명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년간 내부 구성원들의 그런 의지와 열망에 동참했고 절절하게 몸으로 느끼고 있다. 사장으로서 구성원들의 의지와 마음을 모아내는 역할이 필요한데 제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요 후보자 역시 “국민을 바라보겠다는 가치와 철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의 출발은 이 가치와 철학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한편으론 경영능력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비전 역시 사장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갈등과 상처가 있는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통합시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권위적이고 혼자서 나아가는 리더십이 아니라 경청하고 소통하고 합의하는 리더십을 구현하겠다. 열린혁신단을 통해 사원들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답했다.


충청북도 진천에서 올라온 한 시민은 KBS 내의 적폐청산 방안을 물었다. 이상요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도적 적폐 청산과 인적 적폐 청산이 중요하다. 통제적 관료적 지시적 제도를 불식시키고 이미 드러난 인적 청산 대상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며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문화와 의식에 있는 적폐다. 조직원들 내부의 자기검열과 자포자기 심정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옥 후보자는 “사원의 총의를 모으는 열린혁신단을 통해 인적·제도적 청산을 하겠다”며 “또 하나 있는 적폐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무시, 핍박이다. 최근 KBS 한 여성이 내부에서 성희롱을 당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적폐도 다 같이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엄정한 원칙과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문제가 있었던 것들에 대해 분명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사규와 법리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적폐는 사람 문제만이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가 많다. 한 예로 최근 KBS 여기자들이 ‘미투’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공개홀에서 ‘시민자문단과 함께 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공영방송 정상화와 미래전략, 시청자 권익 확대…개인 후보들에게 날카로운 질문
2부 세션에서도 후보자와 시민자문단 간 열띤 질의응답이 오고갔다. 이 세션에선 공통질문 2개와 각 후보별 5개씩 총 17개의 질문이 나왔다. 특히 후보별 개인질문에선 후보자들이 발표한 정책의 구체적 안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와 후보자들이 진땀을 뺐다.


전국 무료 와이파이망 정책을 낸 이상요 후보자는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상요 후보자는 “KBS가 사용하는 주파수 중 30MB가 남는데 이 부분을 활용하면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할 수 있다”며 “KBS가 갖고 있는 기술과 자원 노하우를 활용하면 되는 문제다. 문제는 규제기구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는 것인데 그 부분만 해결된다면 각 가정 통신비가 3만원 정도는 절약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뢰도 회복의 일환으로 말한 ‘뉴스 가치 재정립’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말해달라는 질문도 있었다. 이상요 후보자는 “할린이라는 학자가 보도의 영역을 세 가지로 나눴다. 합의와 논쟁, 일탈의 영역”이라며 “합의의 영역은 인권, 평화 등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가치를 많이 보도하는 것이고, 논쟁의 영역은 찬성 반대 등 여러 의견이 있을 때 논쟁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며 일탈의 영역은 자본과 권력의 부정부패와 비리 문제를 다뤄 고발하는 것이다. KBS가 이 보도 영역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고 답했다.


젠더상담센터 설치를 공약한 이정옥 후보자는 혹여나 생길 역차별이나 악용 사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 방안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이정옥 후보자는 “소수일 수 있으나 남성에게도 ‘미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성협회장과도 그런 얘기를 했다”며 “악용의 경우엔 굉장히 신중하게 비밀을 지켜주면서 할 것이다. 하다못해 찾아오는 것조차 조심하는 여성이 있다면 사이버신고로 하고 만약 부작용이 생긴다면 바로 시정하고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최저임금 인상 공약이 정작 정규직에 대한 차별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정옥 후보자는 “조직구성원과 전체 발전이 상충되지 않게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여러 의견이 많을 땐 총의를 모아 서로 소통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열린혁신단에서 그런 부분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창구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양승동 후보자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등 이념적으로 갈등하는 국민을 어떻게 통합할지, 그 방안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양승동 후보자는 “새가 날려면 좌우 날개가 같이 움직여 균형을 맞춰야 앞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며 “KBS는 좌파·우파, 진보·보수를 떠나 용광로 같은 사회적 공론장이 돼야 한다. 진보·보수의 목소리가 같이 담겨 충분히 토론하고 고민하고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공영방송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노조 활동 경력으로 인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노동조합 조합원이었지만 당연히 노조를 초월해야 한다. KBS에는 4600여명의 구성원이 있고 18개의 지역국이 있으며 10개의 직능단체가 있다”며 “모두 소통을 해야 하는 곳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걸 넘어서 경영자로서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공개홀에서 ‘시민자문단과 함께 하는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다.

▲후보별 상호 질의응답…임면동의제, 직선제 차이 묻기도
마지막엔 후보끼리 서로 질문을 던져 시민자문단이 후보자들의 비교 우위를 검증하는 시간이 있었다. 각 후보들은 정해진 후보자들에 1분간 질문과 재질문을 하고 질문이 오면 2분간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요 후보자는 이정옥 후보자에 프랑스 공영방송으로부터 배울 점을 물었다. 양승동 후보자는 이상요 후보자에 왜 꼭 자신이 사장이 돼야 하는지를 물었다. 이정옥 후보자는 양승동 후보자에게 이상요 후보자가 공약한 임명동의제, 양승동 후보자가 공약한 임면동의제, 그리고 자신이 공약한 국장 사원투표동의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양승동 후보자는 이에 “국장 사원투표동의제는 국장직선제로 보이는데 지난 10년간 이 3가지 방안에 대해 논의를 많이 했다”며 “국장직선제의 경우 내부 구성원들의 의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제도이나 단점은 파벌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몇몇 언론사에서 실제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나 임명이나 임면동의제로 바뀌어가고 있기에 임면동의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