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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한국당 출입금지..."홍준표 감정적 대응"

MBN 류여해 성희롱 발언 보도 문제 삼아

최승영 기자  2018.02.02 19: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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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자신의 성희롱 의혹을 보도한 종편 MBN을 ‘가짜 언론’으로 지칭하며 당사 출입 금지와 취재 및 시청 거부라는 조치를 취했다. MBN이 기사 삭제와 정정보도문을 통해 일부 실수를 인정하면서 홍 대표의 대응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 대표는 이날 MBN의 류여해 전 최고위원 관련 보도를 문제 삼았다. MBN은 이날 오전 <류여해도 #Me too 동참?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내고 홍 대표와 대립해 온 류 전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다뤘다. 기사 전문은 아래와 같다.


제목 : <류여해도 #Me too 동참?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 폭로로 정치권에서 미투 캠페인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나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제(1일) 대검찰청 앞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검찰청 내 성폭력 사건 규탄 기자회견 자리에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홍준표 대표가) 주모라고 여자를 부르는 것도 성희롱이다. 본인은 성희롱할 대상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도 바로 성희롱이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방법으로 홍준표 대표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류 전 최고위원은 해당 기자회견에 참석해 "나는 지금 정치인이 아니다. 그리고 정치인도 성희롱을 당했으면 같은 피해자일 뿐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 대표는 보도 후 페이스북에 "MBN에서 내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을 수년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며 "류 전 최고위원을 안 것은 지난 4월 대선 때 적반하장 방송에 출연할 때부터인데 어떻게 수년간 성희롱을 했다는 보도를 할 수 있냐"는 글을 올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전 MBN보도에 대해 남긴 페이스북 게시물. (홍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홍 대표는 또 "성희롱을 한 일도 없고, 36년 공직생활 동안 여성스캔들 한번 없는 나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오늘부터 MBN의 당사 부스 빼고 당사출입을 금지, 취재 거부, 전 당원들에게 시청 거부를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SNS에만 가짜뉴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종편에도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며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오늘부터 자유한국당에서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했다.


MBN은 문제가 된 기사를 출고 직후 삭제한 데 이어 오후 정정보도문(▶관련 링크)을 통해 “잠시나마 해당 기사를 읽은 독자는 물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N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3분 출고된 해당 기사는 오전 9시18분 삭제됐다. 발언의 당사자인 류 전 최고위원이 “어제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검찰청 내 성폭력 사건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은 사실이나 ‘수년간’ 당해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MBN 측에 전했고 이에 기사삭제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MBN은 아울러 “문제가 된 ‘수년간’이라는 표현은 ‘류 전 최고위원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방법으로 홍준표 대표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라는 기사내용을 제목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법적 실수에 따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MBN이 정정보도문을 낸 이후 남긴 페이스북 게시물. (홍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홍 대표는 여전히 MBN의 해당 보도를 문제 삼고 있는 상태다. 홍 대표는 MBN이 정정보도문을 낸 이후 또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를 하다 보면 온갖 음해가 난무하지만 이런 류의 음해를 듣는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아무리 사이코패스가 난무하는 정치판이지만 더 이상 이런 류의 음해는 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정보도문을 보니 참 가증스럽다. 취재의 자유도 있지만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것을 한번 보여주겠다. 법적 조치도 곧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언론사에 대해 전면 출입금지와 취재거부 조치를 취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해당 언론사나 출입기자 등을 통한 문제제기, 언론중재위 제소 같은 절차 없이 곧장 자유한국당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과잉대응이며 ‘언론자유 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문제가 있다면 중재위 제소나 정정보도 요청, 대변인 성명 등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 그게 맞다고 본다”면서 “MBN도 잘못이 있지만 정상적인 대응을 해야지 공당의 대표, 제1야당의 대표가 감정적으로 나서서 취재를 못하게 하는 건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고,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와 관련해 홍 대표가 ‘SBS와 KNN을 좌파정권에 뺏겼다’고 발언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언론관 자체가 더 심각하다.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대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권이나 권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라고 이해하는 걸로 보인다. 이번 사태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이 출입금지 등 조치를 내리면서 이날 MBN 기자와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기사 하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지 왜 MBN전체를 가짜뉴스라고 모독하나”, “와이드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홍 대표를 비판하는) 얘기한 걸 누적했다가 열 받아서 조치내린 거지 않냐”, “호불호에 따라 가르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