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자신에게 비판적 기사를 쓴 CBS, SBS 기자를 상대로 10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언론중재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바로 민사소송으로 간 점, 언론사가 아니라 기자 개인에게만 소를 건 점을 두고 취재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소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홍근 회장과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8월29일 정 모 CBS 기자를 상대로 총 1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 기자가 지난해 7월5일과 7월18일 2회에 걸쳐 편법증여, 올리브유 통행세 등 부정적 기사를 작성·게재해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제너시스BBQ와 윤홍근 회장은 이를 토대로 정 기자에게 각각 10억원과 3억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8월10일 이 모 SBS 기자를 상대로도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21일 보도된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SBS 사내 변호사는 “BBQ 회장이 대학생 아들 소유의 회사를 통해 닭 날개를 손질하도록 하고 올리브유를 독점 공급하게 했다는 것과 치킨 포장박스를 친인척 회사에 맡겨 비싸게 납품하도록 했다는 것이 기사 내용인데 이 쟁점들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그쪽 주장”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그러나 이 소송이 ‘언론 입막음’이자 ‘언론 재갈 물리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모 SBS 기자는 “기사가 정말 잘못됐다면 언론중재위 쪽에 중재신청 절차를 밟는 게 맞다. 그런데 그런 요청도 전혀 없이 회사는 빼고 기자 개인에게만 소송을 걸었다”며 “사실상 협박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후속 보도를 막기 위한 입막음용 소송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제너시스BBQ 쪽에선 해당 보도들이 모두 허위사실이기 때문에 소송을 걸었다는 입장이다. 박열하 제너시스BBQ 부사장은 “기사가 보도되기 전에 법무법인 변호사가 가서 자료도 보여드리고 몇 차례 설명을 했는데도 기사가 그렇게 나왔기에 개인에게 소송을 건 것”이라며 “금액은 법무법인에서 정해서 과한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미 보도될 만큼 보도된 상황이기에 후속보도를 막기 위해 소송을 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소송이 무리하다고 보고 있다. SBS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해마루의 최윤수 변호사는 “해당 기사를 보면 사실 확인도 다 하고 반론까지 실은 보도였다. 저쪽에서 주장하는 것도 사실관계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그걸 이렇게 평가하면 안 된다는 사실상의 반론”이라며 “소송의 금액이 10억원이 안 나올 것은 너무 뻔하다. 정말로 BBQ 쪽이 이 금액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회사를 같이 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 CBS 감사실장도 “재판부의 조정 요구에 따라 두 차례 조정을 했는데 지난 8일 2차 조정 때 BBQ 쪽에서 금액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정정보도를 추가로 요구했다”며 “오히려 혹을 하나 더 붙인 거다. 사실상 조정을 안 하겠다는 얘기라 결국 결렬되고 오는 3월29일로 첫 변론기일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전략적 봉쇄소송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전략적 봉쇄소송은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언론을 봉쇄하려는 의도를 둔 소송이다. 이강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소송은 흔히 말하는 전략적 봉쇄소송 맥락에서 개인에게 위협을 가하기 위한 소송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기검열 효과를 노리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