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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 지금은 미약하지만 나중엔 창대할까

성역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지만 시청자 기대치 따라가지 못해
현장복귀 기자들 적응 필요하고 5년간 공채 안해 인력난도 한몫
제작비 늘리고 인력도 신규채용...좋은 보도로 국민 신뢰 되찾길

이진우 기자  2018.01.24 15: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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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의 공백은 만만치 않다. 보도국 밖으로 쫓겨났다 돌아온 기자들, 100여명에 달하는 경력기자들, 업무 과중에 떠밀리는 젊은 기자들까지. MBC 보도국은 정상화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지만, 마봉춘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힘겨운 상황이다.


오는 26일 MBC 뉴스데스크가 개편한 지 한 달. 파업 전과 비교해 심층 보도를 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스트레이트에 여러 개의 리포트가 붙고, 앵커와 기자가 대화를 나누며 이슈를 추적한다. 팩트체크 코너로 신설된 ‘새로고침’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소재를 선정해 사실 관계를 파헤친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자유로운 내부 분위기다. 기자들은 “더 이상 성역이 없고 발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MBC의 한 기자는 “세월호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같이 대형 이슈만 아니라 사소한 아이템도 검열을 당해오지 않았나. 파업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2012년 전으로 돌아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승호 사장이 ‘MBC 재건 방안’을 밝혔다.  시청자들은 애정만큼 매서운 지적을 쏟아낸다. 5년 전에 머물러있는 뉴스데스크는 낯설 수밖에 없다. 심층 리포트가 개편 초반에 반짝하더니, 뜸해진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2012년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그동안 종편도 생겼고, 플랫폼도 많은데 뉴스데스크만 멈춰있는 거죠. 시청자들은 더 깊이 들어가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파헤치는 것을 원하는데,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화면 구성, 촬영 방식, 편집 기법 모두 변했는데 MBC만 변하지 않은 거죠.”


종편의 한 기자는 “이념의 문제라기보다는 질적인 문제가 커 보인다”며 “지상파 독점주의, 프리미엄 속에서 안주하는 시대는 지났다. 무한 경쟁 속에서 리포트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뉴스데스크는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 중 하나인 ‘다스’를 집중 보도해왔다. <MB 의혹 이번에는 풀리나> <“MB, 다스 미국 법인 왔었다”> <수상한 유산 상속 진짜 주인은 따로?> <다스 소송 수임료 김백준 관여?> 등은 충분히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소재였지만, 그 형식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리포트를 한꺼번에 모아서 봐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 만큼, 개별 리포트만 접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취재가 안됐다고 오해할 수 있어서다.


한 일간지의 기자는 “초반 리포트를 보고 단발적인 의혹만 나와서 아쉬웠다. 추가 확인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며칠이 지나 리포트가 나오더라. 처음부터 완성된 심층 리포트를 내놓든지, 예고를 하는 방식을 도입하든지, 추가 설명이 있어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다수의 기자들이 심층보도를 내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정상화 작업이 더딘 건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복귀한 기자들의 경우 취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장 감각을 살리는데 시간이 필요한데, 개편이 급박하게 이뤄지며 발생 기사조차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5년 동안 신입 공채를 하지 않아 벌어진 인력난도 기자들이 떠안게 됐다. 한 MBC 기자는 “모든 부서가 사람이 없어 허덕이고 있다. 기자뿐만 아니라 카메라기자, 기술 인력도 노후화돼서 뉴스가 낡아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22일자 뉴스데스크 방송 모습. 파업 이후 보도국에 복귀한 기자와 경력기자 간의 간극도 걱정거리다. 내부에서는 보도몰락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를 우선하고, 이후 인력 활용을 논의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MBC는 22일 노사 정상화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거나 사실의 은폐 왜곡, 부당한 업무지시 또는 청탁 등을 한 구성원에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끊임없는 갈등과 싸움 속에서 빼앗긴 방송의 자유를 복원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지만, 우리의 환경이라는 건 참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한 달 동안 절감하고 있습니다. 매체 환경 변화로 방송광고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반면 방송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보도를 되찾는 게 MBC를 되찾는 거라고 생각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점점 (뉴스데스크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초 기자, 아나운서, PD 등 전 부문 인력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6년 만에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부활이다. 기자는 10여명 안팎이 채용될 예정이다. 최 사장은 “구성원들이 나이도 많이 들었고 뉴스로부터 떠나있어서 현장 감각이 떨어진다. 후배 기수는 보도국 변두리에서 지휘를 받으며 일을 해온 게 현실”이라며 “다소 실수가 있더라도 새로운 뉴스를 정착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MBC는 올해 135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늘린다. 전체 제작비의 7% 규모다.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신뢰를 찾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