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목사가 KBS 보궐이사로 추천됐다. 이르면 내일(5일)이나 내주 초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이 이뤄질 예정이다. 1939년생인 김 목사는 보궐이사로 임명되면 이사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4일 전체회의에서 지난 달 해임된 강규형 KBS 이사 자리에 김상근 목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방송법에서 정한 결격사유 해당여부를 확인한 후 보궐이사를 추천할 예정이다.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인 8월31일까지다.
기독교계 원로인 김상근 목사는 그간 민주화, 통일 운동을 활발하게 이어온 인사다. 기독교방송(CBS)의 부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한 김 목사는 민주시대포럼 상임공동대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대외협력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방통위가 추천한 보궐이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면 KBS 이사회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난 강규형 KBS 이사가 해임되며 현재 여야 구도는 5대5로, 신임 보궐이사가 임명되면 여6, 야5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KBS 이사회는 재적인원 11명의 과반인 6명의 동의를 얻으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만큼, 여권 이사들이 뜻을 모으면 이인호 이사장을 비롯한 고대영 KBS 사장 해임이 가능해진다. 총파업 123일차를 맞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도 고 사장 해임 즉시 파업을 철회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의 반발도 거세다. 이날 오전 자한당은 방통위가 보궐이사 선임과 관련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한국당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강규형 이사가 현재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소송으로 해임처분이 무효임이 밝혀질 수 있으므로 확정적으로 KBS 이사의 결원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신청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 임명절차에 관한 행위를 해임처분 취소소송 사건의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강 전 이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낸 바 있다.
KBS본부는 보궐이사 추천과 관련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환영한다”면서 “김상근 목사가 KBS 정상화를 위해 힘써 주리라 기대한다. 빨리 오셔서 파업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고대영 사장 해임을 신속하게 진행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방통위가 전체회의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지원과 방송 정상화를 위해 KBS 노조가 하루빨리 업무에 복귀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KBS 내부에서 대응을 검토 중이다. 성재호 본부장은 “파업 장기화의 당사자인 방통위가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성명 등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통위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와 한균태 감사에 대한 해임 안건도 함께 다뤘다. 방통위는 “고영주 이사는 방문진을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는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하는 등 MBC의 공정성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수차례 사회적 파장을 초래했다”며 “더이상 적절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방문진 이사직에서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균태 감사 해임 건에 대해서는 “직무 소홀이 해임에 이를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결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