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 유서가 뉴스에까지 나올 필요가 있을까. 공개된 건 알지만 언론이 이를 되짚을 필요가 있나 싶다. 고인을 그냥 편히 보냈으면 한다.’
19일 KBS 뉴스9에서 종현 유서 공개 리포트를 본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 지난 18일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이 세상을 떠난 후 언론의 자극적 자살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방송사에선 여전히 종현의 유서, 조문객 행렬 등 관련 리포트를 주요 뉴스로 내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9일 주요 방송사 리포트를 보면 KBS 뉴스9는 11번째 리포트로 <故 종현 조문 행렬 속 ‘유서’ 공개 “우울이 날 집어삼켜”>를 내보냈다. KBS는 이 리포트에서 하루 종일 이어진 조문객 행렬을 비롯해 동료 가수들이 고인의 빈소를 지키는 모습을 내보냈다. 또 “유서로 보이는 글이 공개됐다”며 주요 문장을 언급하고 자살 원인을 단정하는 문장을 덧붙였다.

종합편성채널 역시 마찬가지였다. 채널A 뉴스A는 17번째 리포트부터 연달아 4개 꼭지로 종현 관련 뉴스를 내보내며 국립과학수사 연구원들이 폴리스 라인을 치고 현장 감식에 나선 모습이나 목격자의 당시 현장 진술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TV조선 뉴스9는 10, 11번째 리포트로 종현의 유서 내용과 팬들의 애도 물결을 내보냈으며 MBN 뉴스8도 17, 18번째 리포트로 종현의 유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전문채널인 연합뉴스TV는 뉴스리뷰 13, 14번째 리포트에서 다시 한 번 자세한 자살 수단 등을 전하며 유서 내용을 보도했다. YTN 역시 뉴스나이트에서 유서 내용과 함께 슬픔에 잠긴 동료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2013년 한국기자협회와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공동 제정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에 따르면 자살 보도는 기본적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또 동일 혹은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기에 자살 원인을 단정하지 않아야 하지만 언론은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급기야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자살 등에 있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언론사에 법적 제재가 있어야 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20일 현재 9380명이 청원에 동참하고 있다.
한편 MBC와 SBS, JTBC 등은 이날 메인뉴스에서 종현 관련 리포트를 보도하지 않았다. SBS 한 기자는 “어제 편집회의에서 이 리포트를 다룰 것인지에 대해 1시간 가까이 회의를 했지만 보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유서를 보도함으로써 팬들과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이번 사안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기보다 개인 선택의 영역으로 봤기에 보도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록이 모두 공개됐는데 보도국 구성원들이 그 결정에 모두 공감했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앞으로 SBS의 자살 보도는 공익성 유무, 사회적 악영향을 기준으로 보도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