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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된 MBC 되살리겠다"...MBC 사장 후보자 면접 생중계

[MBC 사장 후보자 정책설명회] 공개 프리젠테이션

이진우 기자  2017.12.01 15: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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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하게 폐허가 된 MBC를 위해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이우호)

사장 마치면 저널리스트로 돌아갑니다.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겠습니다.”(최승호)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임흥식)

 

왼쪽부터 최승호 이우호 임흥식 후보자. 맨 오른쪽은 사회를 맡은 변창립 MBC 아나운서.

차기 MBC 사장을 가리는 공개 면접이 140여명의 방청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중계로 진행됐다. 1일 오전 11시 서울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된 정책 설명회에서 MBC 사장 후보자 3(이우호 임흥식 최승호)이 각각 20분씩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이들의 면접은 실시간으로 MB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언론사 사상 처음으로 사장 면접을 생중계한 것이다.

 

이날 가장 먼저 발표를 하게 된 후보자는 이우호 전 논설위원실장이었다. 이 후보자는 기자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19935, 광주> <참된 보수를 찾아서> <뮤직다큐-하루> 14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PD같은 기자로 불리며, 예능과 드라마를 접목한 퓨전다큐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후보다.

 

이우호 후보자의 PT 모습.

이번 프리젠테이션에서도 MBC의 청사진을 자세하게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밤 PT를 준비하느라 잠을 설쳤다는 이 후보자는 25년 전 공정방송을 위한 MBC 투쟁의 역사를 보여주며 “MBC의 수난사가 오래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MBC 정상화 선결조건으로 조직 바로세우기 자율성 공정성 확립 아래로부터의 혁신 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적쇄신과 해고자 복직, 정보사원의 원직 복귀, 300여명의 시용 경력사원에 대한 인사 원칙을 제시했다. 또 사원 대표와 시민단체 대표로 구성된 ‘MBC 바로 세우기 위원회를 구성해 그간 문제로 거론된 권력기관의 협력과 사찰, 세월호 보도 지침, 블랙리스트 등과 관련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또 보도편성책임자 임명동의제를 도입하고, 부당한 지시에 대한 저항권명문화, 공정방송협의회 등 단체협약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아울러 청년 사원들이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톡톡위원회를 구성해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콘텐츠 면에서는 기존의 뉴스 앵커를 전면 교체하고 뉴스데스크 앵커에 열린 오디션제도를 도입해 후보 추천부터 선정까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또 뉴스데스크 종합판이 나가는 시간에 페이스북에는 2030세대를 위한 뉴스를 따로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최승호 후보자의 PT 모습.

MBC는 그간 경영진이 해고와 정직 등 부당징계를 거듭해 온데다, 정부 비판 보도를 묵인하며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차기 사장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두 번째 PT에 나선 해직PD 출신의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가 MBC괴물같은 존재로 평하며 청산과 재건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 후보자는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공범자들을 연출한 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범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 속에서 몰락해가는 공영방송을 폭로한 영화다. 그는 지난 2012170일 파업 도중 해고됐고, 이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일해왔다.

 

그는 그동안 좌도 우도, 진보 보수도, 이념과 정파가 아닌 진실을 위해 질문을 던지며 살아왔다. 시민과 참된 민주주의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국 저는 MBC를 떠나야했다. 많은 MBC 구성원들이 제작 환경에서 떠났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뉴스 시사교양 드라마 예능 라디오 디지털 신입사원 공채 노사 공동재건위원회 등 8가지 부문의 혁신안을 제시했다. 먼저 뉴스 부문에서는 과거 반성으로 시작해 중립성 뒤에 숨지 않는 분석과 비판을 하고, 백화점식 뉴스에서 탈피해 디지털 퍼스트에도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18년 초에 전 부문의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사 공동재건위원회구성도 눈여겨볼만한 사안이다. 최 후보자는 이 위원회에서 그간 부패와 권한 남용을 일삼은 인사에 대해 집중조사를 하고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직자도 즉각 복직시킬 것을 강조했다.

 

조직문화 개선안으로는 본부장 책임제를 폐지하고 국장 책임제를 복원해 제작 자율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임명동의제와 같이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된 인사를 하고, 상향평가제를 단협으로 명문화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임흥식 후보자의 PT 모습.

마지막으로 발표를 맡은 임흥식 전 논설위원은 ‘MBC의 주인은 시민입니다PT에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 현실적으로 미래를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1984MBC에 입사해 정치, 경제, 사회부, 보도제작부를 거쳐 홍콩특파원으로 활약을 한 임 후보자는 현재 이화여대 <프런티어 저널리즘 스쿨> 강사로 언론 인재 발굴에 앞장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먼저 MBC를 다시 살릴 것 저널리즘 원칙을 구현할 것 편가르지 않는 방송할 것 등 3가지 주제로 자신만의 비전을 선보였다. 해고자를 즉각 복직하고 경영진을 전원 교체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채용과정부터 철저하게 검증하고 트로이컷 등과 같은 의혹을 재조사해 잘못된 과거사를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능력에 따른 인사 배치를 기본으로 하되 편성위원회, 임명동의제 등의 도입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표현했다. 또 편집회의를 공개하고 인재확보 육성에 전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시청자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시민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방송 독립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보도 제작 자율성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프리젠테이션 하기 전 후보자들의 모습.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완기 이사장은 모든 분야에 있어서 능력 있는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일할 수 있는 권한을 뺏기고 엉뚱한 일을 하면서 MBC의 경쟁력이 실추됐다. 최근 방송 파행 속에서 MBC의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은 불행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으로 김장겸 사장을 해임했다이 정책설명회가 우리 구성원들에게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동안 권부서 찍어 내린 하수인을 사장으로 선택해온 방문진도 이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오는 후보자들이 발표한 정책에 대한 국민 질의를 오는 5일까지 MBC 홈페이지를 통해 받아 최종 면접에서 후보자에게 질문할 예정이다. 후보자 최종 면접은 7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진행되며, 같은 날 차기 사장 내정자가 결정된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