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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했던 제주 4·3 사건, 언론의 지속적 관심 필요해"

전국 언론인 초청 제주 4·3 평화기행

강아영 기자  2017.11.29 14: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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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24~25일 제주도에서 ‘전국 언론인 초청 제주 4·3 평화기행’이 진행됐다. 제주도기자협회가 주관하고 제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선 전국에서 모인 언론인 40여명이 참여해 4·3 사건을 생생하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들은 1박2일간 4·3평화공원, 북촌너븐숭이기념관, 섯알오름학살터 등 4·3 유적지를 방문했다. 4·3평화공원과 섯알오름학살터에선 한겨레 기자이자 4·3 연구자인 허호준 기자가 함께 하며 4·3의 의미부터 원인, 과정, 사건 이후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허호준 기자는 “해방 이후 높은 실업률, 식량난 등 사회경제적 상황과 당시 도지사 유해진의 극우편향·강화정책, 미군정의 실정, 제주도민에 대한 우익청년단체의 가혹 행위, 그리고 남로당 조직의 위기의식 등이 중층적으로 쌓여 폭발한 것이 4·3”이라며 “무장봉기와 5·10선거, 6·23 재선거 실패 등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군·경의 진압 강도가 높아졌고 결국 ‘초토화 작전’ 등으로 제주도에서 참혹한 방화와 학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24~25일 제주도에서 ‘전국 언론인 초청 제주 4·3 평화기행’이 진행됐다. 내년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앞두고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 언론인 40여명이 참여해 4·3 사건을 생생하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들은 너븐숭이기념관에서 고완순 북촌리노인회장의 당시 경험담을 듣기도 했다. 북촌리에선 1949년 1월17일 3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군인들에 의해 북촌국민학교와 동·서쪽 밭에서 희생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9세였던 고완순 회장은 “모이라는 군인들의 지시에 어머니, 언니와 함께 국민학교 운동장에 갔는데 군인들이 울타리에 설치된 기관총으로 사람들을 쐈다”며 “이후엔 30명씩 운동장에서 데리고 나갔다. 마지막 즈음 군인들에 의해 밭에 끌려가니 사람들이 모두 죽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죽음을 예감하고 벌벌 떨고 있는데 저 멀리서 ‘사격중지’라는 소리가 들려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며 “그러나 할머니를 비롯해 많은 가족이 죽거나 행방불명됐다”고 전했다.


저녁식사 자리에선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와 교류전이 열렸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4·3 사건 당시 제주도민 30만명 중 3만명이 무참히 학살됐지만 정부는 지난 70년 동안 명쾌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더 아쉬운 것은 언론이 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고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을 계기로 4·3 사건의 전국화·체계화를 위해 언론이 노력해줬으면 하는 것이 제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공혜림 tbs 기자는 “부끄럽지만 제주 4·3 사건에 대해 교과서에 나온 것 이상으로는 몰랐다. 그런데 제주도에 와서 직접 현장을 보고 생존하신 분에게 70년 전 상황을 듣고 나니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아픈 역사에 가슴이 아팠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며 “기자로서 어떻게 하면 4·3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