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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들 공금 유용…방통위 선택은?

이효성 "소명기회 부여 후 조치"
당사자 통지 등 시간 걸릴 듯
기협, 조속한 해임 요구 성명

최승영 기자  2017.11.29 1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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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진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용도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감사원이 해임 건의 등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했다. 관건은 방통위가 누구를, 언제 해임 제청할지 여부다.


방통위가 KBS 이사들에 대한 청문절차에 착수했지만 고대영 KBS 사장 해임까지 이를 이사회 구도 재편이 가능한 만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통위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7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KBS 이사들에 대해서 별도 조사를 하는 건 월권”이라며 “신중을 기하고 소명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9인 모두에게 적절한 소명기회를 준 이후 조치를 하는 식으로 하자”고 밝혔다. 나머지 상임위원들도 동의했다. 감사원이 KBS 이사 업무추진비 사적사용에 대한 감사결과를 통보하며 시작된 방통위 후속조치가 이제 막 첫 발을 뗀 셈이다.


언론노조 KBS본부 전국 조합원과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등은 28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KBS 비리이사 해임을 즉각 제청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감사원은 KBS 이사 업무추진비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해임건의’ 등 인사조치를 방통위에 통보했다. 앞서 감사원 감사결과 유용 사실이 없는 이사와 함께 400만원이 넘는 공금을 유용한 이사가 확인된 바 있다. 감사원은 ‘비위의 경중에 따른 해임 건의’ 등을 요구했지만 개별 이사에 대한 징계수준을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즉 현 절차는 방통위가 KBS 이사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최종 해임 건의 등을 하기 전 어떤 이사가 그 대상인지를 가리는 과정이다.


다만 방통위의 착수로 곧장 청문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절차법에 따른 수순을 거친다. 법은 사전통지, 의견진술, 최종처분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행정청(방통위)은 청문 시작 10일 전까지 당사자(KBS 이사)에게 통지해야 한다. 내부적으론 청문주재자 선정과 당사자가 원하는 날짜 등도 조율돼야 하고, 최종 의결에 앞서 논의도 필요한 만큼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 일부는 지난 24일 감사결과에 대해 “행정소송 등 법이 정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당함에 저항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서 쟁점은 해임 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여부다. 방통위원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복수의 방통위 관계자는 28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해임 기준은 이제 알아봐야 한다”, “소명을 듣고 논의할 부분이다. 어렵지 않게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답했다. 방통위원 추천 정당과 관련 발언 등으로 판단하면 4대1의 결과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KBS본부는 해임 대상과 기준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지난 27일 밝혔다. 국가·공무원 복무징계에 관한 예규에 300만원 이상의 공금을 유용할 경우 징계요구권자는 비위정도, 고의·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차기환·강규형 이사가 해임 대상이 된다. 감사원은 이들 두 이사가 각각 448만원, 327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밝혔다.


현 파업 상황에서 이사 수 변동은 KBS 이사회 구도, 나아가 KBS 사장을 해임시킬 수 있는 요소다. 현재 KBS 이사회는 여당 5인, 야당 6인의 11인 체제인데, 1인이 물러나고 보궐이사가 새로 선임되면 사장 해임 건의안이 통과될 상황으로 국면이 변한다. 이번 감사에서 업무추진비 사적사용 금액이 많았던 이사 ‘톱5’는 모두 야당 이사다.


한국기자협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업무추진비를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난 KBS 이사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방통위는 KBS 이사진들에 대한 철저한 징계로 신뢰받는 공영방송을 외치며 파업에 들어간 KBS 구성원들이 조속히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