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오는 2007년까지 MBC와 KBS 2TV를 민영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자 방송 환경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 없이 표피적 발상으로 내놓은 ‘졸속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MBC와 KBS 2TV의 민영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방송의 상업화만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전경련이 ‘차기정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민영화’ 주장을 한데 이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MBC 정기평 기획국장은 “MBC는 광고를 재원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업방송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공적인 소유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간지대에서 공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MBC가 민영화되면 방송의 상업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한번 개인 재산이 되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KBS 정책기획부 한 관계자도 “KBS 2TV와 MBC를 민영화하면 KBS 1TV가 상업방송에 완전 포위돼 공영방송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달 국회 문광위 여야 질의에서도 2TV 민영화에 대해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있어서 공영방송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방송문화의 공영성을 담보해야 할 기간방송의 2채널 보유가 과다하다고 할 수 없다”며 “2TV의 공영성이 낮다는 것은 KBS의 재원구조와 관련이 있는 만큼 수신료 인상과 2TV 광고축소가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MBC와 KBS 2TV의 민영화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방송 민영화 공약을 내세우려면 공영방송 전반, 방송환경 전체에 대한 큰 그림 속에서 왜 민영화가 대안인지를 보다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가능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효성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는 “MBC의 경우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는 30%의 지분을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민영화를 위해 자산재평가를 하면 1∼2조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는데, 수천억원을 정수장학회에 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MBC 정기평 기획국장도 “사유재산인 정수장악회의 주식을 강제로 팔라고 하는 것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정수장학회를 대주주로 만들 것이냐”며 “MBC의 실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KBS 2TV를 민영화하는 것도 현재 한 회사를 2개로 분리해야한다는 점에서 내부의 엄청난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