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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후보들 "부패 유산 도려내고 MBC 재건하겠다"

13명 공모…30일 3인 압축

이진우 기자  2017.11.28 14: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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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내외부 인사가 사장직에 속속 출사표를 던졌다. 구성원들의 퇴진 요구를 받은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며 ‘MBC 정상화 과제’의 하나였던 새 사장 선임 작업이 활기를 띈 모습이다.

 

방송문화진흥회는 27일 MBC 해직PD 출신의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와 임흥식 전 MBC논설위원, 이우호 전 논설위원실장, 송일준 전 PD협회장 등 총 13명의 후보자가 MBC 사장에 공모했다고 밝혔다.

파업 종료를 선언한 후 제작거부로 전환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의 보도국 피케팅 모습.


MBC는 그간 경영진이 해고와 정직 등 부당징계를 거듭해 온데다, 정부 비판 보도를 묵인하며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차기 사장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지원자들이 ‘청산’과 ‘재건’이라는 과제 속에서 청산에 더욱 무게를 둔 점도 이 때문이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는 지난 20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MBC는 완전히 (보도 경영이) 망가진 상태로, 일단 청산과 재건을 함께 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있다”며 “잘못된 부분뿐만 아니라 망가뜨린 사람들에 대해서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겠고, 잘못된 부분도 충분히 기록하는 과정 또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공범자들’을 연출한 영화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범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 속에서 몰락해가는 공영방송을 폭로한 영화다. 그는 지난 2012년 170일 파업 도중 해고됐고, 이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일해왔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MBC를 다시 세워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공영방송 MBC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방송'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 MBC를 재건해 이 같은 공적책임을 수행하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임흥식 전 논설위원도 지난 25일 사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984년 MBC에 입사해 정치, 경제, 사회부, 보도제작부를 거쳐 홍콩특파원으로 활약을 한 임 후보자는 현재 이화여대 <프런티어 저널리즘 스쿨> 강사로 언론 인재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임 후보자는 출마의 변에서 “‘기자는 차이의 계곡(the gulf of differences)에 사람들이 다리(bridge)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는 말이 있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시대에 더욱 깊게 새겨볼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MBC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간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다리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MBC 재건에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 과거의 잘못은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조치를 취하겠다. MBC가 정파와 이념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자신의 부도덕과 무능함을 이념이라는 방패 뒤로 숨기는 이들이 다시는 발 디딜 수 없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출사표를 던진 이우호 전 논설위원실장은 지난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을 받고 이후 정년퇴임한 인사다. 이 후보자는 기자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1993년 5월, 광주> <참된 보수를 찾아서> <뮤직다큐-하루> 등 14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PD같은 기자’로 불리며, 예능과 드라마를 접목한 퓨전다큐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7일 밝힌 출마의 변에서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체제가 남긴 부패의 유산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게 최우선이다. 해직자 복직과 부당징계·부당전보 무효화는 물론, 꽉 막혀 있는 MBC의 소통 시스템을 확 트이게 만들겠다. 구성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불필요한 안팎의 갈등을 최소화하여 화합을 이루는 데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MBC 구성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제작과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의 품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 MBC인들의 능력과 열정과 집단지성을 모아, 이 폐허 위에서 새로운 MBC를 건설하는 일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MBC PD협회장, 한국PD연합회장으로서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에 앞장서온 송일준 전 PD협회장도 출마 소식을 알렸다.

 

송 후보자는 지난 22일 출마의 변에서 “이제 MBC는 그간 권력의 감시견이 아니라 나팔수로서 지었던 죄와 쌓였던 적폐를 청산하고 권력이 아니라 국민들과 눈을 맞추는 공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갈갈이 찢긴 구성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심화된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내어 새로운 MBC 출발의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1984년 입사해 올해로 만 33년차 MBC맨인 그는 그간 도쿄PD특파원, 외주센터장, 국제협력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PD수첩의 1세대 시사교양 PD로서 우리나라 대표 시사고발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송 후보자는 “지상파 채널을 축으로 해서 다양한 채널 다양한 매체를 통해 ‘MBC 브랜드 콘텐츠’ ‘MBC 킬러 콘텐츠’를 보급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던져야 한다. 사원들의 잠재력을 백퍼센트 발휘할 수 있는 MBC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논의와 표결을 거쳐 후보자 3인을 압축할 방침이다. 심사 기준은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와 방송철학 △MBC 재건을 위한 청사진 △정치적 중립과 방송 독립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등 8가지 항목이다.

 

다음달 1일에는 MBC 상암동 스튜디오 공개홀에서 후보자 각자 20분씩 정책설명회(공개 프리젠테이션)을 갖고, 이는 MBC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온라인 시청자들은 5일까지 MBC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자에 대해 궁금한 점을 남길 수 있다. 방문진은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을 선정해 7일 열리는 최종 면접에서 후보자들에게 묻고,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