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KBS이사에 대해 해임건의 등 인사조치를 취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한 가운데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해임 대상으로 차기환·강규형 이사를 거론, 방통위의 조속한 해임건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노조는 27일 기자회견에서 “해임 대상으로 삼아야 할 공금 유용 금액 기준을 확인했다”며 ‘국가 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언급했다. 해당 법은 “공금횡령(유용), 업무상 배임이 300만원 이상일 경우 징계요구권자는 비위정도, 고의·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노조는 “실제로 거의 모든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징계 양정 기준에 공금 유용액이 300만원이 넘을 경우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KBS이사는 대통령이 임명한 신분으로 금품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공무원으로 의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KBS 이사의 공금 유용 비위에 대해서도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공금 300만원 이상 유용=해임 이상 중징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준범 새노조 대외협력국장은 “금품 관련 범죄에 대해 KBS집행기관(본부장 이상)과 이사가 공무원으로 의제된다는 건 저희 주장이 아니고 대법원 판례”라며 “2008, 2009년쯤 이원군 전 KBS부사장이 대가성 금품을 받았다. 검찰에서 KBS집행기관을 공무원으로 보고 뇌물죄로 기소했고 대법에서 최종 확정됐다. 집행기관과 임원(이사)이 금품 관련 범죄에 대해선 공무원에 적용되는 법규, 예규, 규칙을 적용받는다는 해석의 첫 근거”라고 설명했다.
앞서 감사원이 지난 24일 공개한 감사결과에서 업무추진비 중 ‘사적유용이 확인된 금액’이 300만원을 넘는 KBS이사는 차기환·강규형 등이다. 차 이사는 재임 기간 총 448만 8000원을 PC주변기기 구매, 휴대폰 구매 및 수리비, 개인적인 식사·음료구입비로 썼고, 강 이사는 327만 3000원을 애견 동호인 행사 회식비용, 개인적인 해외여행시 식사비용, 개인적인 식사·음료구입비, 배달음식점, 영화·공연 관람권 구입에 쓴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사적유용이 의심되는 비용’을 합칠 경우 그 대상은 5명으로 늘어난다. 이인호 이사장 2824만 9000원, 강규형 이사 1709만 1000원, 이원일 이사 1685만 3000원, 차기환 이사 935만 5000원, 조우석 이사 372만 6000원 등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이다.
새노조에 따르면 방통위는 KBS에 대한 인사 조치를 행정절차법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처분에 대한 사전통지, 의견진술, 최종 처분 등의 단계다. 새노조는 “이사들의 유용 실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방통위가 해임 건의 등을 의결함에 있어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는 명백한 비위인 셈”이라고 조속한 처분을 촉구했다.
성재호 새노조 본부장은 “방통위가 가장 신속한 시일 내에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해주기를 촉구한다.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KBS본부의 파업이 85일 째고 다음달 12일이면 100일이 넘게 된다”면서 “국민이 낸 수신료에 대한 우리가 해야될 의무, 임무들이 있다. 더 이상 KBS수신료가 남아 있는 방송 적폐 사람들의 월급 등으로 더 이상 사용되는 일은 막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규형 이사가 재직 중인 명지대 역시 학교 차원의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강 이사는 업무추진비 사적사용을 공익제보한 제보자에게 문자테러 등을 가하고, 제보자에 대한 앙갚음으로 애견행사를 방해, 이 와중에 붙은 폭행시비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새노조에 따르면 앞서 노조 측은 교육부 사학혁신위원회에 강 이사에 대한 조치 요청을 민원접수했고 지난 7일 명지대는 교육부를 통해 “감사원의 감사 처분, 수사기관의 처분통지가 시행되면 관련 규정을 충분히 검토해 징계를 진행하겠다”고 전해 왔다. 방송법은 파면(5년) 또는 해임(3년)을 받은 이가 일정 기간 KBS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명지대가 강 교수에 대해 해임 이상의 징계를 확정하면 KBS 이사직 역시 자동 박탈되게 된다.
새노조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이제 고대영 사장의 해임은 정해진 미래다. 적폐 이사 해임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에 따라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자리를 겨우 지킬 수 있을 뿐”이라며 “조금이라도 KBS를 위한다면 즉각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명예롭게 퇴장하는 길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감사원 "KBS이사 해임 건의"...방통위,해임 절차 밟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