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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내년부터 주5일 근무

노사 '임금-근로조건 저하 방지' 합의

서정은 기자  2002.06.05 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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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중앙 언론사 및 방송사에서는 처음으로 주5일 근무제 도입에 합의했다. KBS는 지난달 30일 타결된 임금단체협상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전면 도입키로 합의하고 시행에 앞서 오는 7월 1일부터 토요 격주 휴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주 5일 근무제에 있어 쟁점 사항인 연월차 문제, 시간외 수당, 교대 근무자 근로여건 부분 등은 노사 동수의 근로조건개선위원회를 구성해 협의하기로 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위원장 박상재)는 “방송사 제작 업무의 복잡한 특성을 감안해 6개월간 과도기적으로 격주 휴무제를 실시하면서 준비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며 “임금이나 근로조건의 저하없는 주 5일제 근무라는데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KBS 본부는 이어 “토요 격주 휴무제 및 주 5일제 근무 시행에 따른 교대 근무자 초과근무수당 문제는 추후 근로조건개선위원회를 통해 협의할 예정이지만 추가 예산 필요분에 대한 증액에는 합의가 됐다”며 “앞으로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편성 △방송제작 과정 △인력 수요 △수당 및 임금 등에 대한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 그 시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선 취재·제작부서에선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방송 제작 특성상 근무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문과 달리 방송은 토요일에도 프로그램과 뉴스가 제작·방영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선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업무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다.

KBS 보도국 한 기자는 “은행은 토요일에 문을 닫으면 되지만 방송사는 토요일 뉴스를 안할 수 없다. 따라서 일부 기자들이 토요일 출근하는 변칙적인 주5일 근무로 갈텐데 이는 평일에 그만큼 일을 더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합리적인 인력배분과 조절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 3사간 공동보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KBS 보도국 다른 한 기자는 “지금과 같은 경쟁체제 속에서 어떤 방송사가 토요일 취재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겠느냐”며 “방송 3사가 주말 뉴스 시간 조절 등에 있어 공동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BS가 주 5일제 근무에 합의하면서 MBC와 SBS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 노조는 지난주 회사에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협상을 제안했으며 노조 안을 만들어 이달 중순부터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MBC 노조한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앞서 격주 휴무제를 일정기간 실시해 도출되는 문제점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기간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SBS 노조는 “지금 당장 주 5일 근무제를 논의할 계획은 없다”며 “방송사 취재·제작부서의 경우 대휴 시스템 등 보완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휴가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언론계에서는 광주타임스와 동양일보가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