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술플랫폼이 저널리즘을 흔들고 있다.”
에밀리 벨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저널리즘스쿨 교수가 바라본 세계 미디어 시장이다. 벨 교수는 지난 13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플랫폼은 양질의 저널리즘을 책임지지 않는다”며 “언론사는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투자, 협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벨 교수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플랫폼이 가짜뉴스를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에서 공정한 정보보다 가짜뉴스가 더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그는 “플랫폼들은 양질의 저널리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칼자루는 그들이 쥐고 있다”며 “언론사가 기술회사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면서 저널리즘은 압력을 받고 무너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지역언론사 지원정책도 시장에 깊이 개입하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속가능한 언론사를 키우고 저널리즘을 재건하기 위해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며 “이 중요한 시점에서 언론사, 기자들은 어떻게 일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벨 교수는 언론사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언론단체들과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매체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강력한 디지털 뉴스브랜드로 자리잡은 것도 독립 저널리즘에 대한 강한 믿음, 기술투자를 통한 매출 창출 덕분이라고 했다. 결국 이용자를 대형 플랫폼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언론사로 오게 만드는 방법이다.
그는 “언론사는 기로에 서 있다. 플랫폼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답을 찾아야 한다”며 “플랫폼은 자신들의 막대한 부를 양질의 콘텐츠 생산자에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션 마지막에는 기조연설자인 벨 교수와 발표자들이 ‘플랫폼과 언론사 간 상생과 협력’을 주제로 좌담을 나눴다.
김경호 한국신문협회 기조협의회장은 “한국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게 플랫폼 혁신”이라며 “뉴스 대부분이 네이버로 유통되는 상황에서 플랫폼과 언론사는 사실상 갑과 을이자 종속관계”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파른 디지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올드미디어는 소외됐고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네이버 매출의 30% 정도가 뉴스 콘텐츠에서 발생한다. 네이버의 뉴스가치 평가기준을 재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유봉석 네이버 전무는 “네이버 포털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트래픽은 10% 이하”라고 반박하며 “매체의 편집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으며 그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K리그 뉴스 부당재배치 논란에 유 전무는 “알고리즘을 사용하지만 마지막에 사람이 기사를 배열하는 과정에서 있어선 안 될 일이 벌어졌다.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할 것”이라며 “다만 해당 이슈로 공정성이나 중립성까지 의심받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플랫폼의 책임과 역할을 묻는 말에 아이린 제이 리우 구글 아시아태평양 뉴스랩 팀장은 “구글 뉴스에는 광고가 없다. 뉴스를 검색하면 언론사 웹사이트로 연결되는데 그 길을 원활하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콘텐츠 수용자뿐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이런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