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7.11.15 13:09:51
KBS의 미래는 MBC일 수 있을까. 김장겸 사장 해임으로 MBC가 정상화 수순을 밟으면서 고대영 KBS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고 사장은 방송법 개정을 사퇴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KBS 새노조의 총파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 사장 거취의 변곡점이 될 여러 국면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김장겸 사장을 해임했다. 김 사장은 MBC총파업 71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반면 함께 총파업에 돌입한 KBS 상황은 좀 더 지체되는 모양새다. 고대영 사장은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방송법이 개정되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사퇴 전제조건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에 새노조는 ‘방송법 개정은 필요하지만 사장 퇴진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방송법 개정 통한 ‘고대영 퇴진’ 신기루”라는 성명을 내고 방송법 개정안(박홍근 의원 등 162인 발의안)이 12월 말 통과돼도 부칙 등에 따라 내년 6월은 돼야 사장·이사가 교체돼 거의 임기를 채우게 되고, 훈시규정에 불과해 강제방법이 없으며, 편성위원회 등 특정조항을 자유한국당에서 문제 삼을 경우 무한정 논의가 길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폐사장은 반드시 구성원의 힘으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게 새노조의 입장이다. 이날 국감장에서 박홍근·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다분히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한 바 있다.
고 사장의 입장은 공공연해진 상황. 다만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는 산적한 상태다. 우선 KBS이사 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감사원은 지난달 17~27일 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마무리 단계다. 새노조는 앞서 KBS 강규형 이사(명지대 교수)가 KBS법인카드로 ‘도그쇼’ 뒤풀이 비용 등을 지불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원일 이사(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역시 무분별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이 드러났다.
감사결과에 따라 이사해임까지 점쳐진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임명권자나 제청권자에게 징계요구를 할 수 있다. KBS이사 제청권자는 방송통신위원회다. 방통위가 감사원 요청을 받아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 1인이 더 물러나면 고 사장은 해임될 상황에 놓일 소지가 크다. 현재 KBS이사회는 구 여권 추천 6명, 구 야권 추천 5명으로 이뤄진다. 앞서 구 여권 추천 김경민 이사(한양대 교수)가 자진사퇴하고 현 여권이 보궐이사를 추천한 결과다.
새노조 관계자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경우 법인카드 유용으로 법원에서 실형까지 받았다”며 “공무원에 준용하면 금고 이상이면 직을 면하는데 이보다 무거운 징역형이 나온 전례가 있는 유사한 사업자에서 비슷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해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방통위의 지상파 재허가 심사 역시 주요한 변수다. 방송을 계속해도 되는지를 다루는 절차다. 지난 6월 말부터 심사를 진행한 방통위는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오는 12월까지 최종평가를 마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사업자 대표가 출석, 심사위원들과 사업계획과 실적평가 등에 대한 질답을 하는 ‘의견청취’를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시작됐고, KBS는 17일이다. 고 사장은 이날 출석한다. 방송의 공적책무, 공익성을 포함한 전반이 심사 대상인 만큼 공영방송 파업 등 현안도 질의 대상이 된다. 아울러 고 사장은 오는 24일 국회 과방위 ‘2016회계연도 결산심사’ 전체회의에도 출석, 현안질의 등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