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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감 파행…국회 팽개치고 방통위 몰려간 한국당

민주당 "11월 초 날짜 다시 잡기로 합의"

최승영 기자  2017.10.26 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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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EBS를 대상으로 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의 거부로 파행을 겪었다. 자유한국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 국감을 보이콧한 탓이다. 과방위는 11월 초 두 피감기관에 대해 다시 국감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이날 오후 5시께 “국감 파행 상황이 벌어졌다”며  “3당 간사가 합의해 국감 일자를 변경하기로 했다. 별도의 날짜를 택해서 KBS와 EBS 국감을 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KBS와 EBS 등과) 전혀 관련 없는 문제 때문에 이렇게 됐고, (신상진)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고 과천으로 달려가서 여러 가지 헤프닝이 일어나 기관증인, 참고인 등이 오셨는데 증언을 들을 수 없게 됐다”며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가 진행 중이다. 오전에도 했지만 오후에도 속개해 계속되고 있어 지금 정회 상태를 푸는 것이 국회법상 어렵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신 의원은 “국감이 진행됐으면 국민적 관심사가 큰 KBS와 EBS 문제, 특히 KBS는 고대영 사장이 받고 있는 의혹과 공영방송 KBS의 최근 문제점에 대해서 고대영 사장은 물론 참고인을 통해 얘기들을 기회였는데 제대로 진행하게 안 돼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11월 어느 날짜로 갈 수밖에 없는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KBS와 EBS를 대상으로 한 국회 과방위 국감은 시작부터 파행의 조짐을 보였다. 신상진 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감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방통위가 이날 오전 유의선·김원배 방문진 이사 사퇴에 따른 보궐이사 선임을 의결하겠다고 밝히자 국감장 대신 과천 방통위에 항의방문을 간 것. 오전 8시께 방통위를 찾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정 연기와 비공개 회의 방청 등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이 오전 11시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과 관련 긴급 의총을 열기로 하면서 오전 11시 30분께가 돼서야 겨우 회의가 재개됐다.

국감장에 자리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의원들은 국감을 거부한 자유한국당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또 방통위의 정당한 권한행사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반발에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신상진 과방위원장과 과방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하고 있는 행태는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 의사일정은 본회의 의결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간사 합의로 일부 일정 변경은 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일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의 임명 의결에 관한 건에 대한 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방통위에 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헌정사, 방송사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일들을 ‘방송장악 저지’라고 턱없는 소리를 하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빨리 이성을 찾아서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리도록 조속히 돌아와 달라"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법에 의해 여야가 국정감사 일정에 합의하고 일시, 대상까지 의결해서 의원들이 준비해왔는데, 자당의 정치적 이익을 쫓으면서 일방적으로 국정감사를 파기한 자유한국당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신상진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의 책임 있는 답변과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방통위 안건이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인데 방통위법에 의하면 방문진 이사의 임명권한은 방통위에 있다”며 "법대로 방통위가 하겠다는 걸 국정감사를 포기하면서 막는 건 낯 부끄러운 모습이자 월권"이라고 했다.



과방위 위원들은 자유한국당이 빠지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간사가 사회를 맡아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회법 50조 5항은 “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하거나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아니하여 위원회가 활동하기 어려운 때에는 위원장이 소속하지 아니하는 교섭단체소속의 간사 중에서 소속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소속인 간사의 순으로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의도적으로 사회권을 스스로 놓는데 이런 행태를 받아주면 안 된다"며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행태는 학생이 공부하기 싫다고 교실 밖으로 무단이탈한 현상인데,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준 국정감사의 의무를 방기하고 나간 상황이기 때문에, 국정감사를 기피·회피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경민 간사가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게 의무사항이라고 본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신경민 간사가 오후 2시 재개된 국감부터는 사회를 맡기로 하고 오전 일정이 종료됐다.

이날 오후 다시 개의한 과방위 국감 역시 파행의 연속이었다. 오후 국감은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진행했다. 여야 의원들은 KBS와 EBS에 대한 사안이 아니라 방문진 이사 선임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시작과 함께 정회를 요청했다.

박대출 의원은 오전 국감 불참에 대해 “방통위와 대화가 잘 됐으면 10시 회의에 올 수 있었지만 지연이 돼서 좀 회의 연기를 요청한다고 했던 것”이라며 “시간 늦은 건 인정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감이 끝나고 방문진 이사 인선을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어제 방침을 뒤집고 오늘 전격적으로 한다고 했고, 전혀 자유한국당의 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거꾸로 된 내용으로 인선하겠다는 얘기가 들려서 그 사실을 바로 잡으려고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방통위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비판하며 국감 ‘정회’를 요청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방통위가 끝내 이사 임명을 강행했다.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과정이고 그 결과는 원천무효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 선임을 미루지 말라는 업청난 압력을 받았다고 외압을 실토했다. 뒤늦게 여론의 압박이라고 변명했지만 이미 뱉은 말이 그렇다. 방통위 설치법에는 방통위 신분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부당한 지시 간섭 받지 않는다고 돼 있다”면서 “과방위 한국당 위원들도 (자유한국당 국감 전체 보이콧 관련 긴급의총에 대해) 긴급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기 때문에 정회를 요청하는 바”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방문진 이사 문제는 우리가 국감과정에서 얘기를 했지만 개인 사정에 의해 물러난 거고, 추천 정당가지고 보궐이사 승계 원칙을 얘기하는데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상임위도 아니고 국감을 위원장 이하 의원들이 파토를 내고 거기가서 있는게 말이 안 된다. 국감은 상임위와 다른 법적지위기 때문에 진행돼야 마땅하다. 의총가고 그런 건 알아서 할 일인데 국감을 거부하겠다고 억지를 쓰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국감 이후에 방문진 이사 선임을 하기로 한 것 아니었냐는 질문에 “국감 이후로 늦추기로 한 적은 없다. 지난 월요일(23일) 상임위원 다섯 분이 회의를 해서 수요일(25일) 어제 상임위를 열어 방문진 이사선임을 하자고 했다가 일부 위원들이 반대를 했고 결과적으로 원만한 방통위 운영과 국감진행을 감안해 잠시 어제는 미루자는 것만 합의가 됐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이 아닌 과방위 위원들은 국감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윤종오 새민중정당 의원은 “이런 선례를 누가 만들었는가 자유한국당에서 만든 것 아닌가. 여야에서 추천하는 선례를 만든 분이 불법 탈법 말씀하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 바쁘면 가고 남은 분들이 국감은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 역시 “자유한국당은 논의가 필요하면 나가서 해라. 하지만 박대출 간사는 사회 하시는 게 맞다. 위원장석에 앉아서 특정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자유한국당 빼고는 다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을 보탰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있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KBS와 EBS 일정이 잡혀 있다”며 “정회를 하자는 건 사실상 국정감사를 하지 말자는 의견과 같다”고 했다. 고 의원은 차라리 표결로 정회 여부를 결정하자고 했다.

피감기관 대표로 자리한 고대영 KBS사장과 장해랑 EBS사장은 국감이 종료될 때까지 마이크를 통해 단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단 이날 고대영 사장이 국감장에 오전 9시50분께 모습을 드러내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 사장이 과방위 회의실 근처에 왔을 때 KBS기자들은 최근 국정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국정권과 어떤 관계냐” “입장을 밝혀달라” 등 고 사장에게 수차례 질문을 했다. 이에 따라 국강장 안팎에 고성이 오가고 경비의 제재가 있기도 했다. 고 사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23일 국정원 개혁위는 고대영 KBS사장이 보도국장 시절인 지난 2009년 5월 국정원으로부터 200만원을 받고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보도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보도를 막았다는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