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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분수령 맞이하나

방문진, 고영주 불신임 결의안
고대영, 국정원 돈 수수의혹
KBS 이사 추가 사퇴 얘기도

최승영 기자  2017.10.25 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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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파업이 50일을 넘기며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 조짐이 드러나고 있는 것. 구 여권 이사 2인이 잇따라 물러나며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재편이 가시화된 가운데 KBS이사회에서도 추가 사퇴가 점쳐진다. 특히 KBS와 방문진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고대영 KBS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노무현 보도 협조’로 국정원 돈 2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구 야권 추천 방문진 이사 3인은 24일 오전 방문진에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안광한, 김장겸 체제 MBC 경영진과 방문진의 책임을 지적하며 “방문진의 대표로서 역할과 직무를 방기한 채 MBC 경영진의 잘못과 비리를 앞장서 감싸고 비호해온 고영주 이사장의 책임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앞서 구 여권 추천 유의선, 김원배 이사가 잇따라 사퇴했고, 방송통신위원회 보궐이사 선임이 가까운 상황에서 제출된 불신임안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불신임이든 해임이든 끝까지 버티겠다”고 했지만, 관례대로라면 보궐이사 선임 후 방문진 이사진은 현재 여야 ‘3대4(기존 6인)’에서 ‘5대4’로 역전된다.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이 가능해지는 이사회 재편이다. 한 소수이사는 “불신임안을 다루는 이사회는 보궐이사가 온 후 빠른 시일 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KBS에서 구 여권 추천 이사의 추가 사퇴설(說)로 이어진다. 김경민 KBS 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일부 이사들의 이름과 함께 깊이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돈다. 최근 이인호 KBS 이사장은 직능단체장들과 식사자리에서 “고대영 체제가 오래 갈 것 같냐?” 등을 여러 차례 물었는데, 고민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KBS 한 기자는 “김경민 이사는 처음 (사퇴할 거란) 말이 돌고 한 달 정도가 걸렸다. 일부 골수 보수 이사를 빼곤 다 흔들리는 거 같다. 두 번째부터는 훨씬 빠르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기는 건 확실하다고 본다. 시점이 언제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공영방송사 이사 사퇴에 따른 보궐이사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25일 전체회의가 잡히며 방통위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4일 돌연 회의를 미뤘다. 방통위 관계자는 24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일부 위원들이 조금 더 논의를 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해 미루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일정을 두고도 31일 확인국감 전에 할지 이후에 할지 의견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시일이 좀 늦어질 경우 KBS와 MBC(보궐이사)를 묶어서 같이 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통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티타임 때 야당 추천 위원들이 연기를 주장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선임과 연계해 자기 당 몫을 주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국면에서 오는 26일과 27일 KBS와 방문진 국감은 하나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대영 사장과 KBS·방문진 이사들을 ‘정조준’한 문제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사전 사퇴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방통위 국감에서 강규형 KBS 이사가 ‘도그쇼’ 뒤풀이 비용 등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의혹,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신원검증도 안된 사업가에게 MBC 구사옥을 매각하라고 종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고 사장이 보도국장 재직 당시인 2009년 5월 국정원으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보도’를 하지 말라는 청탁을 받고 현금 200만원을 받았다는 국정원 개혁위 조사결과가 지난 23일 나오면서 방송사 안팎이 시끄러운 상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이라면, 권력과 돈에 저널리즘의 기본을 팔아넘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해당 의혹은 KBS이사회와 국정감사에서 집요하게 따지고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KBS는 앞서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은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더군다나 기사를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검찰에 수사의뢰할 것을 국정원에 권고했다. 노조는 ‘수뢰 후 부정처사’, ‘업무상 배임’ 혐의 등을 거론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