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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사장, 국정원 금품수수 의혹...기사 무마 대가"

노조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 해명하라"...KBS "사실 아냐"

최승영 기자  2017.10.24 20: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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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사장이 2009년 5월 보도국장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노무현 보도 협조’ 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지난 23일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이 같은 조사결과를 보고 받고 검찰에 수사의뢰할 것을 국정원에 권고했다. 개혁위는 이날 국정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여 사건’ 조사결과와 관련 “당시 KBS 당당 I/O(정보관)가 2009년 5월7일자 조선일보의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기사에 대한 불보도를 협조요청한 사실을 확인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KBS담당 I/O가 당시 보도국장을 상대로 불(不 )보도 협조 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을 집행한 것에 대한 예산신청서·자금결산서 및 담당 I/O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KBS보도국장의 현금 수수와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불보도 행위는 뇌물죄에 해당될 여지가 있어 검찰에 수사의뢰가 필요하다”고 국정원에 권고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이라면 권력과 돈에 저널리즘의 기본을 팔아넘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해당 의혹은 KBS이사회와 국정감사에서 집요하게 따지고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수뢰 후 부정처사’,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재호 본부장은 “10년 이상 KBS를 담당해 온 베테랑 국정원 요원은 현직 KBS 사장을 대상으로 돈을 줬다고 하는 발언이 어떤 파장이 있을지 뻔히 알 것"이라며 국정원 개혁위의 이번 발표가 신빙성이 높음을 강조했다. 노조는 또 2007년 대선 당시 고대영 해설위원이 미국 대사관 측에 이명박 후보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는 위키리크스 폭로 문서를 거론, ”고대영 사장의 저널리즘 윤리 위배 행위는 상습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2011년 보도본부 간부들과 현대자동차 그룹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를 받아 비판받은 점 등을 지적했다.

앞서 KBS 사측은 국정원 개혁위 발표 후 해명을 내고 ”고대영 당시 KBS보도국장이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기사 누락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며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은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더군다나 기사를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당시 KBS 보도정보시스템에 나와있는 취재상황에 따르더라도 동건에 대해서는 국정원과 검찰이 부인함에 따라 기사 자체가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보도국장이 기사 삭제나 누락을 지시하거나 관여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해명에 대해 반박했다. 김준범 KBS본부 대외협력국장은  “당시 사회부 법조팀은 국정원 관련 보고를 하나 했고, 정치외교부는 이 사안에 대해 당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한 발언을 가지고 기사를 썼으나 승인이 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기사를 썼는데 사인이 안 난 경우는 흔치 않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이지 않겠나"라며 "보도할지 말지 결정할 것조차 없었다는 해명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MBC ‘뉴스데스크’는 해당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검찰, 노 전 대통령 구속 고심...‘잡음’> 리포트를 4번째 꼭지로 방송했다. 하지만 KBS에선 나가지 않았다. 해당 의혹에 대해 단신 한 줄 없었고, 관련 사안에 대한 정치권 반응을 다룬 단신은 소속 부서장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김 국장은 “국정원 정보관이 언제 어디서 고 사장을 만나 어떤 방법으로 돈을 전달했는지, 실제로 돈을 전달하긴 했는지가 핵심인데 그것까지는 확인 못했다"며 ”당시 상황을 조합원 기억을 통해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신인수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정원 개혁위 조사결과를 언급하며 이 같은 수수가 1회성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보도자료를 보면서 예산신청서, 자금결산서, 담당 IO의 진술이라는 세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이라면 이걸 단순 1회성으로 볼 수 없다”며 “개혁위는 확보한 예산신청서, 자금결산서, 담당 IO 진술이 뭔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필요하고, 1회성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게 예산 집행과 승인이 될 수 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액크기와 예산집행 내역 등을 두고 볼 때 용돈성 금액으로 보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 변호사는 돈 수수 의혹이 사실일 경우 형법상 수뢰 후 부정처사죄(공소시효 10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죄(공소시효 7년), 방송법 위반(공소시효 5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고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부정한 돈 200만원을 받고 압력을 행사해 보도를 못하게 했다면 공소시효가 남아 수뢰 후 부정처사로 처벌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서 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