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교수인 강규형 KBS이사가 이사직 수행을 근거로 받는 법인카드를 ‘도그쇼’ 뒤풀이 비용결제 등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이를 제보한 애견 동호회원에게 ‘문자테러’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파업뉴스팀 보도(<강규형 KBS이사의 막장 행각 고발>리포트 링크)에 따르면 강 이사는 지난달 28일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사적유용 의혹’을 제기한 보도(<이러려고 KBS이사가 됐나? "강규형 이사, 법인카드 사적 사용">링크)가 나간 뒤 제보자에게 200여 차례의 문자를 보냈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강 이사가 제보자를 힐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노조에 따르면 강 이사의 ‘문자 테러’는 최초 의혹제기 후 시작됐다. 강 이사는 제보자에게 “경위를 해명하세요. 왜 내가 두자매(제보자)한테 부탁한 게 다 공개되지?”, “애들은 이런 난장판에 끼는 게 아네(‘녜’의 오타)요.” 등의 문자를 보냈다. 또 “두 사람의 공식해명 없으면 나대로 일 추진합니다. 조언 줄까요? 사람을 완전히 죽여놓을 자신이 없으면 일을 벌이는 게 아닙니다”, “곤란하죠? 곤란한 짓을 왜 했죠?”라고도 했다.
여기엔 제보자에 대한 협박성·인신공격성 발언도 포함됐다. 강 이사는 “세상에 어떤 쓰레기가 밥 산 걸 찌를까나? 문제도 안되는 걸..그 순간부터 인간 말종이 되는 게 세상사입니다”, “일치고 빠진다고? 그렇게는 안되지”, “세상공부하는 기회가 되기를..” 등의 카톡도 보냈다. 아울러 “가정교육 못받은 게 티가 팍팍.”, “모르는 척 연기하는게 배우 뺨치네. 외모가 안되지만.”, “교양과 가정교육 못받은 게 정유라를 떠올르게 하는구먼요.ㅎㅎ”라고도 했다.
제보자가 “그런 식으로 모욕적인 발언 하시는 건 사과하세요”, “이제 그만 헐뜯고 메세지 그만 보내세요”, “이제 그만하세요 힘드네요”라고 했지만, 강 이사의 ‘문자테러’는 계속됐다. 그는 “ㅋㅋ직업이 없으니 개 빗질이나 하지.ㅉㅉㅉ. 평생 그렇게 살고 남 등에 칼꽂는거나 하고..자매들 평판이 어떻게 될까나? 좋진 않겠지?”라고 하거나 “그러게 왜 힘들일을 하셨어요??”, “새파란 것들이 벌써부터 음해하는거나 배우고. 부모님 모르지?ㅋㅋ 큰일났다~큰일났다~”라고도 했다. 지난 13일엔 “점점 상황은 니들에게 불리해지고..^^ 기대하시라. 저질인간들과 부화뇌동한 결과를..ㅋㄷㅋㄷ감당이 안되죠?”라는 문자도 남겼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과 파업뉴스팀 보도로 강 이사가 애견행사 후 뒤풀이 비용 등을 KBS 법인카드로 지출하고, 집 근처 애견카페,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개인적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 나온 제보자는 “도그쇼가 끝난 뒤 강 이사가 같이 응원한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데 지금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면서 나에게 카드를 직접 맡겼다”며 “카드를 보니 KBS 로고가 있어 KBS와 제휴한 신용카드라고 생각했다. 설마 도그쇼 뒤풀이를 법인카드로 계산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업뉴스팀 보도에는 강 이사가 지난달 13일 언론노조 KBS본부장과 통화에서 욕설 등을 한 녹취도 포함됐다. 당시 통화에서 강 이사는 성재호 본부장에게 “반말을 하고 지X이야? 너 나이가 얼마야 이 새끼야?”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하자 ”뭘 신고해 이 자식아“라고도 했다. 노조 파업뉴스팀은 보도에서 “이 분 진짜 KBS이사 맞나”라며 “강규형 이사를 배임·협박 혐의 등으로 검찰 고발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 이사는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KBS 구성원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V를 그리는 등의 물의를 빚어 입길에 오른 바 있다. 강 이사는 최초 의혹제기 후 “이사로 임기를 시작할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안내받은 대로 커피숍, 식당, 베이커리, 도서, 음악회, 공연 등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며 “아무 증거도 없는 무책임한 주장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아무런 증거 없이 제보했다면 허위 제보한 사람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지난 12일 기자협회보와 통화(<"강규형 이사 발언 '아전인수'...정치권력 아닌 국민을 따를 뿐"> 링크)에서 “파업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 요구사항이 ‘고대영 사장 퇴진’, ‘이사회 해체’였다. 고 사장이 퇴진한다고 당장 KBS가 바뀌는 거 아니다. 이사회가 해체된다고 다 바뀌는 것도 아니다. 다만 KBS 정상화를 위한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금 고대영 사장을 사장으로 앉힌 이사회는 자격이 없다. KBS를 이렇게 망치는 걸 방조한 협력자이자 공범자다. 내부 조직개편이나 KBS 국정농단 보도 때 소수이사(구 야권추천 이사 4인)들이 문제제기를 하는데 안건조차 채택이 안 되도록 똘똘 뭉쳐 막은 게 지금 다수 이사(구 여권추천 7인)”라고 덧붙였다. 그는 “법인카드 문제는 파업이냐 아니냐를 떠나 늘 언제든지 살펴야 하는 거다. 이사들의 잘못된 돈의 유용, 횡령은 늘상 문제제기 돼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인데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KBS이사회는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공영방송 사장 임명·해임제청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여당 추천 7인과 야당 추천 4인 등 총 11인이 이사진을 이루지만 현 이사회는 야권 추천 이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야권 추천 김경민 KBS 이사(한양대 교수)가 자진사퇴하며 야권 추천 6인, 여권 추천 4인인 상태다. KBS이사와 이사장은 본래 자신의 직업과 별도로 맡는 비상임직으로 월당 382만~672만원의 처우를 받는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KBS 구성원들은 총파업 44일째를 맞았다.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가 이들의 요구다. 구 여권 이사가 다수를 차지한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공영방송의 신뢰도·영향력 추락을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문제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