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정 출산’ 문제를 다룬 지난 25일자 LA타임스 기사와 관련 이 기사를 받은 국내 언론의 보도가 제각각 이어서 눈길을 끈다.
LA타임스는 기사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손녀의 원정 출산 의혹을 아울러 거론했으나 대부분의 언론은 이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
LA타임스는 관련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원정 출산으로 낳는 아이가 한해 5000명으로 추산된다”며 말미에 “대선에 출마한 야당 지도자 이회창씨는 아들과 며느리가 출산을 위해 올해 초 하와이로 가면서 심각한 비난에 직면했었다”고 보도했다. “생후 5개월 된 손녀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기 위해 변호사에게 문의했으나 이회창씨는 손녀가 18세가 돼서 스스로 결정할 때까지는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지난 25일 LA 특파원 발 기사로 이같은 내용을 송고했으며 대부분의 신문들은 27일 연합뉴스 기사를 받아 보도했다. KBS와 한국일보만이 기사에서 이 후보 손녀의 원정 출산 의혹을 다뤘다. KBS와 한국일보는 26일과 27일 각각 특파원 리포트과 연합 기사를 인용해 이 문제를 보도했다.
연합 크레디트를 달아서 보도한 조선일보는 4단, 국민일보 대한매일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은 1단으로, 세계일보는 3단의 기명기사로 처리했다. 또 MBC SBS도 26일 LA타임스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이들 언론사들은 모두 이 후보 손녀의 원정 출산 의혹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제부의 한 기자는 “원정 출산 의혹은 이전에 이미 거론됐던 내용이고 새로운 팩트가 확인된 것도 아니어서 간단히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국제뉴스국의 한 기자는 “평소엔 인색하다가 소송 여지가 있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들이 보도되면 연합 크레디트를 표기해온 게 언론계 풍토였다”며 “연합기사를 받으면서 이를 편의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기사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