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에 놓인 한국의 지방언론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언론계 안팎에서는 국제사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의 중앙언론과 지역언론의 불균형에 대한 조명이 이뤄졌고 다양한 여론형성과 균형있는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지역언론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제기자연맹(IFJ)은 한국언론이 민주화와 남북화해를 위해 취해야 할 필수조치 사항으로 소수언론 특히 지방지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IFJ 입장에서 볼 때 한국처럼 중앙언론이 지배하는 나라를 찾아보기 힘들며 중앙과 지방언론의 불균형은 한국언론의 근본적 문제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중앙언론과 지역언론의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내부요인보다 언론 외적인 요소, 곧 잘못 추진된 언론정책에서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두환 군사정권은 일제 군국주의의 유물인 1도 1사제를 부활시키면서 국민들에게 언론이란 아무나 함부로 소유·운영할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전국적인 매체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결과적으로 지역주민조차 지역언론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일부 지역언론들은 권력과 결탁해 얻는 반대급부로 연명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와 지역언론은 더더욱 멀어져갔다.
한국 언론이 건강성을 회복하려면 지역언론이 살아나 중앙언론을 견제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언론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정책광고, 계도지 구입, 홍보비와 촌지 등의 음성적 지원을 지역언론에 제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은 오히려 지역언론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결국 지역언론의 경영정상화나 언론으로서의 전문성 확보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권언유착의 빌미만 제공했다는 비판도 있다. 지역사회가 지역언론 육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실히 공감하면서도 지역언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전국의 지방신문들이 `지방신문 육성을 위한 특별법(가칭)’제정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방신문사의 임원 및 국장급 대표들은 최근 프레스센터에서 첫 간담회를 열어 지방신문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앙지들의 무차별적 지방시장 잠식에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의 경우 지역언론 육성정책을 오랫동안 실시해왔는데 시장경쟁에서 도태되는 군소 지역언론을 중점적으로 지원해왔다. 소수 거대언론에 의한 여론독점을 막고 민주주의에 필수요소인 다양한 여론의 형성을 위해서다.
즉 다수신문의 경쟁을 통해 시민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시민들이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정치적인 과정에 참여토록 독려하기 위해서 지역언론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책을 통해 군소 지역신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전국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소수가 장악한 거대 자본신문에 의한 여론독점을 예방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언론 육성을 위해서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방법과 절차와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 정부는 필요한 예산만을 지원하고 그 집행은 시민단체와 학계로 이루어진 공정한 심사기구를 통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정부의 지원이 ‘언론 길들이기’나 특혜지원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특정언론 사주나 언론인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알 권리를 신장시키고 지역사회의 건강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편집권 독립 또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