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총파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고대영 사장 체제의 핵심인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박영환 KBS광주총국장이 ‘보복인사’를 주도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대리비를 접대 받고, 골프비와 음주비용 역시 접대 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노조)에 따르면 박영환 광주총국장은 제작거부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보직을 사퇴한 김종명 순천방송국장의 ‘보복성 인사’에 연루됐다. 통상 본사에서 지역으로 발령받은 국장의 경우 보직을 마치면 다시 본사로 올라오는 게 관행인데 김 전 국장은 순천방송국장 보직사퇴 후 광주총국 평직원으로 인사발령이 났고, 여기 박 총국장의 ‘막후 공작’이 있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고대영 '파업보복' 박영환 '막후공작' 고발한다 영상링크)이다.

노조가 14일 공개한 ‘파업뉴스팀’ 보도와 성명 등을 보면 박 총국장은 지난달 27일 저녁, 김우성 KBS인력관리실장(인사부서)에게 전화를 걸어 “실장님, 이번에 순천방송국 김종명 국장 서울로 보내지 마세요. 순천에 그냥 두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박 총국장은 고대영 사장에게 연락해 “사장님, 박영환입니다. 김종명 순천방송국장 그냥 두시죠. 서울에 오면 안됩니다”라고 했다. 박 총국장은 이어 재차 인력관리실장에게 전화해 “사장님하고 통화했으니 김종명 국장 지역에 그냥 두세요”라고 했다. 노조는 "박영환 광주총국장이 막후 공작을 통해서 광주로 보복인사를 내도록 주도한 것"이라며 "인사발령이 난 자리도 2년 후배인 박영환 총국장방 바로 옆 방송심의 담당 직원이다. 지역 기관장인 방송국장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겠다는 의도가 담긴 보복성 인사발령”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인사는 홍기섭 보도본부장의 의사와도 반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성명에서 “김종명 전 국장은 사퇴직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보직사퇴 의사를 인사운영부에 알렸다. 이어 홍기섭 보도본부장에게 전화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보직을 잃게 되면 본사로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서울에 집이 있는 김 전 국장은 재임기간 주말부부 생활을 했고, 홍 본부장도 이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파업뉴스 보도에서 홍 본부장 역시 ”문책성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김종명 국장이) 서울에 오고 싶어하는데. 노력해볼게 이렇게 얘기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니까 나도 종명이한테 전화도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 전 국장에 대한 인사 관련 통화 후 박 총국장이 KBS 한 기자에게 전화해 파업불참을 종용,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이날 제기됐다. 노조는 이 통화에서 박 총국장이 “너 요즘 괜찮냐. 너 파업 그런 데 참여하지 마라. 내가 이야기 다 해놨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우리 결과를 한번 지켜보자”고 했다고 적시했다. 당시(지난달 27일)는 KBS기자협회가 총파업에 앞선 제작거부에 돌입하기 불과 하루 전이었다. 노조는 “인사상 이익을 미끼로 파업 불참을 종용한 것”이라며 “엄연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기한 이 같은 주장은 당일 박 총국장의 차를 대리운전한 대리기사가 직접 제보하면서 가능했다. 해당 대리기사 이 모 씨는 노조와 영상 인터뷰까지 해 구체적인 내용을 증언했다. 그는 박 총국장이 첫 번째 통화에서 누군가에게 ‘고향이 전북 남원이다’라는 말을 해 ‘나하고 고향이 같구나’ 생각하며 통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후 통화를 들으며 ‘이 사람이 진짜 야비한 사람이구나. 이런 사람은 내가 용서 못한다. 정정당당하게 겨뤄서 해야지. 이렇게 태클 걸고, 사람을 매장시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운전 후 차량번호를 메모했고, 노조의 확인결과 박 총국장의 개인차량으로 확인됐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박 총국장이 대리비를 접대 받고, 골프와 음주도 접대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함께 거론됐다. 이 씨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7일 오후 7시께 경기도 고양의 한 골프장에서 온 콜을 잡았고, 한 시간 뒤 골프장에 도착해 박 총국장을 태웠다. 당시 클럽하우스에서 술을 마신 두 사람이 나왔는데 대리비용은 차량 주인인 박 총국장이 아닌, 같이 골프를 친 사람으로부터 받았다. 그는 “두 사람 중 한 분이 콜비가 얼마냐고 하길래 3만원이라고 하니까 3만원을 주시더라. 그러면서 이 분이 유명한 분이니까 잘 좀 모셔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노조는 같이 골프를 친 사람이 대리비를 지불한 것과 관련 “박 총국장의 골프와 음주비용은 누가 냈을까. 대리비 3만원을 접대 받은 사람이 골프비용과 음주비용을 스스로 지불했을까”라며 “대비비를 접대한 사람이 ‘이 분이 유명한 분이니까 잘 좀 모셔달라고까지 했기 때문에 골프와 음주도 접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된다”고 했다.
이날 제기된 모든 의혹은 박 총국장이 고양의 골프장에서 서울 방배동으로 향하는 사이 차에서 이뤄진 7차례 통화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노조는 “박영환 광주총국장은 2003년부터 KBS ‘뉴스라인’, 2008년부터는 ‘뉴스9’을 진행해 온 앵커 출신 기자로 지난 9년 사이 LA특파원과 사회1부장, 취재주간 등을 거치며 기자들의 보도 자율성과 공정성을 침해해 온 고대영 체제의 핵심 간부”라며 “당장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와 보복인사에 대해 당사자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보직에서 사퇴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고대영 사장과 박 총국장을 고발할 예정이다.
박영환 광주총국장에게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